[ 안재광 기자 ]
“중학생 아들에게 나이키 에어맥스97 울트라 모델을 선물하면 감각 있는 아빠라는 얘기를 들을 겁니다.”윤영후 롯데백화점 수석 스포츠 상품기획자(MD)의 조언이다. 백화점 MD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고르는 게 일이다. 수백만 개 상품이 백화점에서 전시되기 위해 그들 앞에 놓이지만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국내 백화점업계 1위 롯데백화점 MD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윤 MD가 고른 10대 남성 최고의 선물은 나이키의 ‘에어맥스97 울트라’다. ‘교복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운동화’란 입소문이 난 패션 아이템이다. 올해 출시 20년을 맞아 우주선 모양을 본뜬 새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10대 여성을 상대로는 푸마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 협업해 출시한 ‘BTS 코스타’가 꼽혔다. 방탄소년단이 포장 등 디자인에 직접 참여해 화제가 된 제품이다.20~30대 남성에게 줄 선물이라면 루악의 클래식 블루투스 스피커 ‘R2 MK3’를 생각해볼 만하다고 롯데백화점은 추천했다. 1만~2만원대부터 수백만원짜리까지 다양한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서 ‘R2 MK3’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디자인 때문이다. 원목을 소재로 활용해 클래식 가구 같은 느낌이 난다. 출력(20W)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정제된 듯한 음색 덕분에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모델이다. FM 및 인터넷 라디오 기능도 갖췄다.
같은 연령대 여성 선물로는 입생로랑의 향수 ‘몽파리 오 드 빠르펭’을 추천했다. 매력적인 향 덕분에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란 별칭이 붙어 있다. 선물하기에 디자인도 좋다. 향수병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듯 리본을 달아 포인트를 줬다. 이 상품을 추천한 천현숙 MD는 “생기 넘치는 향과 중독성 강한 화이트 플로랄 향이 조화를 이뤄 매혹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며 “열정적 사랑, 자유분방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에게 선물하면 좋다”고 말했다.몽블랑 만년필이 식상하다면 휴고보스 만년필 선물이 좋은 대안이다. 휴고보스가 2015년 국내에 처음 내놓은 이 만년필에 대해 김예지 남성부문 MD는 “높은 품질의 가죽과 선명한 크롬 포인트가 조화를 이뤄 현대적 감각과 세련된 디자인 사이에서 균형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50~60대 중장년 여성을 상대로는 ‘리베도 패딩코트’가 꼽혔다. 민윤경 여성시니어 MD는 합리적 가격대(25만9000원), 높은 보온성, 경량 소재 사용, 어느 옷이든 잘 어울리는 디자인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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