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판 시장을 달군 키워드는 ‘역주행’이었다. 위로와 공감, 페미니즘 등의 주제도 도서 시장을 점령했다.
교보문고가 올들어 지난 3일까지 자사 도서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베스트셀러 1~3위에 오른 도서는 모두 출간 이후 뒤늦게 인기를 얻은 ‘역주행 도서’였다.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말글터)는 따뜻한 글투로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다. 지난해 8월 출간된 이 책은 나온 지 6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회자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이 받는 일상적 차별을 가감없이 그려내며 여성들로부터 폭발적인 공감을 얻었다. 최근 페미니즘이 각계각층에서 회자될 수 있도록 기폭제 역할을 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10월 출간됐다가 올초 정치권에서 금태섭 노회찬 의원 등이 언급하면서 역시 뒤늦게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심플라이프·3위)도 역주행 도서로 분류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가 유독 많았던 올해, 사람들은 지친 마음을 달래줄 책을 찾으며 감성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책에서라도 따뜻한 말로 위로받고 싶은 독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설 분야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전체 도서 중 소설의 점유율은 10.1%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저출산 여파로 초등학습 교재와 어린이 영어책 분야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1.6%, 3.4% 하락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정치·사회 분야의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21.5% 늘어났다. ?문재인의 운명?(북팔) ?대한민국이 묻는다?(21세기북스) 등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중 3권이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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