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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허송세월하다 '입법 땡처리'하겠다는 국회, 세비 깎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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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해도 국회의 두 얼굴을 본다. 막판에 가서야 부산해지는 못된 버릇과, 자신의 이익에는 여야 없이 일사불란함이다. 정쟁으로 시간만 허송하다가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까지 왔다. 오늘 정오에 자동 부의되는 내년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 16개 등 40여 개 법률안이 대기 중이다. 밤늦게까지 예산안을 놓고 씨름하고 법안 ‘땡처리’를 시도할 것이다.

해마다 이렇다. 자신들이 만든 법정시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여당부터 “오늘 안 되면 내주에 처리하면 된다”는 식이다. 시간만 죽일 뿐, 예산안 구석구석 낭비요소나 법안 독소조항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생각은 없는 듯하다. 작년 결산안 처리도 미룬 국회가 그럴 리 만무하다. 법안들도 심의과정에서 뭐가 바뀐지도 모른 채 수십 개씩 무더기로 의사봉을 두드릴 것이다. 임금피크제가 빠진 정년연장, 연말정산 소동, 면세점 사태 등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졸속 입법은 다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에 반해 자신들의 복지 확대안 처리는 번개 같다. 지난 주말 의원 보좌진을 기습 증원(7명→8명)하더니, 의원 세비(歲費) 인상(2.6%)을 이미 한 달 전 합의해놓고 쉬쉬한 게 들통났다. 세비는 연 1억4000만원으로 근로자 평균임금의 세 배가 된다. 신속처리(패스트트랙) 법안조차 통과에 1년 걸렸는데, 의원 복지안은 한 달도 안 걸린다.

국회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이다. ‘극한 대립→ 대충 합의→졸속 입법’ 악순환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 이런 국회는 세비를 깎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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