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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희의 궁금한 바이오] '임상시험 진입', 무조건 투자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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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산업이 4차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용어부터 어려운 제약바이오 산업을 제대로 알기란 힘듭니다. 또 매일매일 신기술이 나오고 다양한 치료제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궁금하지만 어려운 제약바이오,'궁금한 바이오'에서 풀어드립니다. [편집자주]



'임상시험 3상 진입', '전임상 결과 공개', '임상시험서 효능 입증'

최근 제약바이오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내용의 기사와 문구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임상시험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나오면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단숨에 시장 유망주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무조건 신약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걸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시험 1상에 들어간 신약후보물질이 판매허가까지 받는 평균 성공률은 9.6%에 불과합니다. 신약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통상 1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다면 왜 '임상시험'에 진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주목을 받는 것일까요?

우선 신약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기초탐색 → 개발 후보물질 선정 → 전임상시험 → 임상시험 → 신약 허가, 판매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임상시험은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는지, 약효가 있는지 등을 증명할 목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인만큼 개발 단계서 가장 중요합니다.

각 목적과 시험 대상에 따라 임상시험 1상, 2상, 3상, 4상으로 나뉩니다. 임상 1상부터 3상까지는 의약품이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이뤄지고, 임상 4상은 의약품 출시 이후 안정성과 효과를 장기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진행됩니다.

의약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입니다. 아무리 약효가 좋아도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면 치료제가 될 수 없겠죠. 임상시험 1상은 바로 안전성을 알아보는 시험입니다. 이 때문에 환자가 아닌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합니다.

임상시험 1상은 약효가 아닌 안전성 입증을 목적으로 해서 성공률이 높습니다. 미국바이오협회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FDA에서 임상을 수행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임상 1상 성공률은 63.2%를 기록했습니다.

임상시험 2상과 3상은 본격적으로 약의 효능을 알아보는 시험으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합니다. 임상 2상은 대게 30~80명 정도의 환자를 상대로 이뤄지는데, 신약후보물질의 대략의 유효성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러나 약효를 알아보는 첫 번째 시험인 만큼 성공률은 30.7%로 가장 낮습니다.

임상시험 3상은 판매허가를 받기 전 마지막 임상 단계입니다. 임상시험 2상에서 파악한 신약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정성을 숫자로 입증합니다. 약의 복용량을 결정하는 것도 이 단계입니다. 따라서 1000~5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하죠. 시간과 비용이 이전 임상시험 단계들보다 훨씬 더 많이 듭니다.

임상시험 3상에는 평균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시험 기간도 3~5년이 걸립니다. 임상시험 3상이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임상시험 3상의 성공률은 58.1%입니다.



임상시험 2상과 3상은 신약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단계인 만큼 이때 신약후보물질의 가치가 가장 높습니다. 임상시험 1상 때는 기술이전 경제적 가치가 10~30배 오릅니다. 임상 2상 때는 30~50배, 임상 3상 때는 100배로 뜁니다.

신약 개발 기업들이 임상시험 2상 단계에서 주로 기술이전을 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3상보다 투자비용은 적게 들면서 1상보다는 신약후보물질을 더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신약이 출시된다 하더라도 의료 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계속해서 장기간 약효 입증 자료 등을 쌓아야 하죠. 신약이 나온 후에는 '시판 후 조사(PMS)'라는 임상시험 4상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지정한 시험 건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판매허가가 취소됩니다.

이처럼 신약이 개발되고 실제 판매가 되기까지는 수많은 과정과 변수가 존재합니다. 많은 전문가가 단순히 임상시험 단계만을 보고 무분별하게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를 했다가 기업이 신약 개발에 실패할 경우 산업에 전체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질 수 있다"며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합리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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