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남양유업 제품, 강화된 현지 분유규제 통과
관세도 하락… "내년 본격승부"
[ 김보라 기자 ]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올해 대(對)중국 수출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분유업계가 내년 실적 만회를 위해 본격적인 채비를 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분유에는 조제분유배합등록제가 적용돼 공장 한 곳이 등록할 수 있는 브랜드가 세 개, 품목은 아홉 개로 제한된다.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수출 분유 세 개 브랜드가 새로 시행되는 중국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위드맘 그랑노블 희안지 등 세 개 브랜드다. 앞서 남양유업은 아기사랑수 등 여섯 개 브랜드, 18개 제품의 등록을 마쳤다. 매일유업도 네 개 브랜드의 등록 신청서를 내놓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새 규제가 적용되면 2000~3000개씩 난립하던 중국 내 분유 브랜드가 500~600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월1일부터는 분유 수입 기본 관세율도 기존 20%에서 0%로 낮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배합비 공개와 관세율 인하가 적용되면 내년 중국 분유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품질로 진검승부해 주력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한국산 분유제품은 중국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이은 중국 내 분유파동으로 현지 소비자들이 수입 분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자녀정책 폐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국산 분유의 중국 수출 규모는 2011년부터 급증해 매해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성 조치로 수출이 7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10월 한국산 조제분유의 중국 수출 금액은 5079만달러로 전년 대비 66% 줄었다.
분유업계에선 장기적으로 조제분유배합등록제가 역풍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중국산 분유도 외국산과 성분이 완전히 같고,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다”는 논리로 자국 분유를 키우는 수단으로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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