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5일 침묵 깨고 기습 도발
사거리 1만㎞ '역대 최장'
문 대통령 "북한 핵 위협과 미국의 선제 타격 막아야"
[ 이미아 기자/박수진 기자 ]
북한이 ‘75일간의 무력도발 침묵’을 깨고 29일 오전 3시17분께 평양 인근 평성에서 동해상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한 발을 발사했다. 추정 사거리는 1만㎞ 이상으로 북한이 쏜 미사일 중 역대 최장이다. 워싱턴DC를 비롯해 미국 동부지역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번 도발은 미국이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지 1주일 만에 일어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낮 12시30분 발표한 성명에서 화성-15형의 발사 성공을 알리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인 로켓 강국이 실현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화성-15형은 기존 화성-14형의 개량형으로 추정되지만 세부 제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의 대화 제의를 뿌리치고 이른바 핵 프로그램 완성을 위한 ‘강(强) 대 강 전술’을 선택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 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급 전화 통화를 하고 대북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면서 추가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오후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 압박과 제재를 위해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논의했다”며 “오늘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주요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상황은 처리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미아 기자/워싱턴=박수진 특파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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