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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사이버대학] 커리어 역량 키워 제2 인생 설계… 샐리던트들, 사이버대학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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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기자 ]
학령인구 감소에도 꾸준한 성장세

#1. 40대 직장인 김연수 씨(가명)는 올해 초 사이버대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다. 스무 살 대학에 입학할 당시 점수에 맞춰 전공을 택했던 김씨는 뒤늦게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일반 대학과 달리 시공간 제약 없이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

#2. 번듯한 명문대를 졸업한 30대 직장인 이강한 씨(가명)는 자신의 업무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이버대 편입을 택했다. 이씨는 “학부 때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업무 역량을 키울 필요가 생겼다”며 “수능을 다시 보거나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어 사이버대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이버대가 바뀌고 있다.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평생교육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일자리가 대학의 풍경을 바꾼 셈이다. 공부하는 직장인, ‘샐리던트’들이 사이버대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들의 재교육 터전

국내 21개 사이버대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원대협)에 따르면 사이버대 재학생의 19.2%(작년 기준)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다. 사무 종사자 14.3%, 서비스 종사자가 12.7%에 달한다. 무직을 제외한 분야별 직장인이 70% 수준이다.

연령대별로도 40대(26.5%) 재학생이 가장 많고 30대(22.96%), 20대 후반(14.08%), 50대(11.06%) 재학생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사이버대가 직장인들의 평생교육 코스로 자리잡았음을 입증하는 수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설립 초기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여러 사정으로 학위 취득을 위해 사이버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직장인들이 자신이 필요한 역량과 업무 중심으로 공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간판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도 사이버대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취업을 하거나 직장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또는 이직을 위해서도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여건상 제약으로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사이버대는 유용하다. 스스로 여유 있는 시간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수강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이버대들이 모바일 학습도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추세라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일과 학업 병행하는 탄력 학위제

꼭 신입생으로 입학할 필요도 없다. 기존 대학 학위 등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 편입학을 통해 4년 과정을 2~3년으로 줄여 압축적으로 학위를 따는 것도 가능하다. 사이버대 관계자는 “졸업장보다는 무엇을 배워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맞춤형으로 학습하는 일종의 ‘나노 디그리(nano degree)’로 사이버대 과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경계가 무의미한 온라인 학습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사이버대는 오히려 지역과 밀착된 현장 맞춤형 커리큘럼으로 특성화하고 있다. 원광디지털대는 원불교를 기반으로 한 힐링 관련 전공이 다수 포진해 있다. 영진사이버대도 학교가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 특성을 십분 반영했다. 인근에 많은 중소기업 재직자나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 과정을 운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부족함을 느낄 때 사이버대에서 좀 더 큰 틀에서 관련 이론과 사례를 배우는 ‘선취업 후진학’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베트남 등 해외 진출 기대감

학생의 상당수가 직장인인 사이버대는 경제 활동과 교육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인기가 좋을 뿐 아니라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도 선호한다. 금융보험, 세무회계, 유통물류 등 직장 실무에 필요한 학과가 많은 데다 상담심리학, 사회복지학, 아동학과 등이 여성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저렴한 등록금 등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필요한 학비가 평균 1589만원(작년 기준)으로 일반 대학에 비해 훨씬 싸다. 낮은 등록금에도 재학생에게는 풍부한 장학금 혜택이 주어져 실질적으로 학위 취득에 드는 비용은 일반 대학의 4분의 1 수준이다.

총 21곳의 대학 중 현재 일반대처럼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이 18곳이며, 영진사이버대·한국복지사이버대·세계사이버대는 전문학사학위를 수여한다. 경희·고려·세종·한국외국어·한양사이버대 등 주요 대학 학교법인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대 9곳은 대학원이 있어 석사학위도 받을 수 있다. 학위를 받으려면 학사학위는 140학점 이상, 전문학사학위는 80학점 이상의 전공 및 교양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사이버대들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에 따라 당초 입학전형 일정보다 한 주씩 늦춰 2017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일반대, 전문대 등 오프라인 대학들과 달리 수능 성적이나 고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온라인 적성검사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종합해 선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 사이버대는 총 21곳으로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질 관리를 하고 있어 한류에 관심이 많은 라오스·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 등 한국어 교육에 관심이 높은 동남아시아로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러닝(e-learning)을 활용한 학점 교류 등 그간 기반을 다져온 원대협은 다음달 베트남 현지에서 열리는 ‘한국-베트남 인재포럼 2017’에 참석한다. 원대협은 이를 계기로 우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한 ‘사이버 교육 한류’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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