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단가 6년새 두 배로
과거 중저가 의류서 탈피
1인 평균 구매 30만원 육박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매진되고
259만원 베라왕 코트 등장
"홈쇼핑 상품 믿을 만하다"
[ 안재광 기자 ] CJ오쇼핑은 지난 19일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헤트레고(사진)를 처음 선보였다. 8000장을 수입해 한 시간 방송 만에 대부분을 팔았다. 여성용은 방송 30분 만에 매진됐고 남성용만 일부 남았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인 데다 가격(39만원)도 홈쇼핑 상품치곤 높았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날 주문액은 약 29억원. 이 회사 관계자는 “홈쇼핑 채널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높아져 과거엔 엄두를 못 내던 고가 패션 상품을 지금은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157만원 구스다운 ‘매진’
홈쇼핑업계에는 과거 ‘다른 건 다 팔아도 옷은 못 판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무리 값이 싸도 옷은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입어보지 않고선 구입을 꺼릴 것이란 생각이 컸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2000년대 중반 이후 홈쇼핑에서 잇달아 대박 패션 상품이 나왔다. ‘바지 3장에 3만9000원’을 내건 잭필드 등이 대표적이다. 중저가 상품을 구색을 갖춰 묶어 판매한 게 적중했다. 품질은 소비자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해도 가격이 저렴해 부담없이 사기 좋은 게 많이 팔렸다.
요즘은 이런 중저가 패션 상품보다 ‘비싼 옷’이 잘 팔린다. 백화점 상품에 버금가는 가격대의 중고가 브랜드가 주력이 됐다. CJ오쇼핑에 따르면 2015년 10월 약 12만7000원이던 패션 상품 평균 가격이 올 10월 기준 20만원을 넘었다.
GS홈쇼핑의 소비자 1인당 패션 상품 구매액은 2010년 12만8000원에서 지난해 28만6000원까지 높아졌다. 6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패션 상품 단가가 높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지난달 단독 브랜드 VW베라왕의 259만원짜리 밍크코트를 판매했다. 2년 전만 해도 VW베라왕의 최고가 상품은 29만원대였다. 홈쇼핑 업체들이 점점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9월 157만원짜리 ‘에트로 구스다운코트’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방송 38분 만에 매진됐다. GS홈쇼핑은 최근 100만원에 육박하는 ‘사가폭스 하이넥야상’을 선보였다.
◆홈쇼핑 채널 신뢰 높아져
홈쇼핑 패션 상품의 ‘고급화 현상’은 신뢰도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고가의 패션 상품은 브랜드 신뢰도 못지않게 판매자 신뢰도가 중요하다. 명품이 온라인에서 훨씬 싼데도 백화점에서 많이 팔리는 이유 역시 백화점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고가 상품은 ‘제대로 된 상품을 판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소비자가 구입한다는 얘기다. GS CJ 현대 롯데 등 대기업 계열 홈쇼핑 채널의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의 힛더스타일이나 셀렙샵, GS의 쇼미더트렌드, 현대의 클럽노블레스 등 패션 방송이 각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며 “중저가 패션 상품은 T커머스(인터넷TV를 통한 전자상거래)나 온라인 쇼핑몰 쪽으로 옮겨갔고 홈쇼핑은 중고가 패션 상품의 주된 판매 채널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높아진 신뢰도를 자체상표(PB) 확장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GS홈쇼핑이 2012년 ‘쏘울’과 ‘SJ와니’를 출시했고, 롯데홈쇼핑은 ‘LBL’, 현대홈쇼핑은 ‘라씨엔토’ 등을 줄줄이 내놨다. 이들 PB는 캐시미어, 알파카 등 고급 소재를 쓰거나 명품 납품업체에서 원단을 공급받는 등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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