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해결부터 방범·택배까지… 1인가구 생활 인프라로 진화한 편의점
생활영역 전반 편의점서 해결 가능
월세 비싸도 '편세권' 원룸 선호
CU, 경찰서와 제휴 맺고 방범서비스
1인가구 경비실 역할 수행
GS25는 세탁물 대신 맡겨줘
편의점 3사 매일 도시락만 53만개 팔아
올 매출 14% 늘어난 22조 전망
[ 이수빈 기자 ]
지난 7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픈사전 코너에는 ‘편세권(편의점+역세권)’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네이버 오픈사전은 네티즌이 많이 쓰는 신조어를 국어사전처럼 정리한 서비스다. 편세권은 부동산 시장에서 지하철역과 가깝다는 의미의 ‘역세권’처럼 거주지가 편의점과 가깝다는 의미로 쓰인다.
편의점은 1인가구의 생활 인프라가 됐다. 이런 흐름은 ‘직방’ ‘다방’ 등 방 구하기 앱(응용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매물을 검색하면 근처에 있는 편의점이 지도상에 아이콘으로 뜬다. 구하려는 집이나 방이 편의점과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다.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용자들이 많아 이런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특히 원룸을 구할 때는 월세가 약간 비싸더라도 편의점 근처에 있는 매물이 더 인기가 높다”며 “1~2인 가구가 편의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 도시락 하루 53만 개 팔려
편의점에서는 먹는 것부터 현금 인출, 택배 수령 등 생활 전반을 해결할 수 있다. 1인가구가 편세권을 선호하는 이유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은 바쁘고 주머니 가벼운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한 끼가 됐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편의점 3사가 매일 판매하는 도시락 수는 53만 개. 연간으로는 1억9345만 개가량을 판매하는 셈이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쌀밥과 반찬으로 이뤄진 도시락뿐 아니라 다이어트 도시락, 샐러드, 잔치국수 등 가짓수가 늘었다. 편의점 3사가 판매하는 도시락 가짓수는 2010년 15개 정도였지만 지금은 44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초밥 도시락까지 나왔다. CU가 지난달 출시한 ‘내가 초밥왕’ 도시락은 노르웨이산 연어를 초밥 위에 직접 얹어 먹게 나온 제품이다. 가격은 초밥 6개에 4900원. 일반 식당 초밥과 비교해 약 30% 저렴하다. 이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15만 개가량이 판매됐다. CU에서 도시락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커피도 불티나게 팔린다. 편의점 3사에서 하루에 판매하는 커피는 약 67만 잔. 커피 종류도 처음엔 아메리카노 한 종류였지만 지금은 카페라테, 카페모카 등으로 늘었다. 주로 오전 8~9시, 오후 1~2시에 커피가 많이 팔린다. 편의점 관계자는 “출근·등굣길이나 점심식사 후 커피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1인가구 경비실 역할
편의점은 1인가구의 경비실 역할을 하고 있다. 택배를 대신 받아주고, 방범 시설로도 쓰인다. 옥션 G마켓 GS샵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GS25 점포에서 받을 수 있다. 티몬과 11번가는 CU 편의점으로 택배를 보내준다. 롯데닷컴, 엘롯데, 하이마트 등에서 산 물건은 세븐일레븐에서 받을 수 있다.
위험에 처했을 때 편의점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경찰청은 지난 4월부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방범 시설로 편의점을 활용하고 있다. 포스기에 ‘원터치 신고 시스템’을 설치해 범죄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할 수 있게 했다.
세탁 서비스도 등장했다. GS25는 세탁 연결업체 리화이트와 협업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GS25에 세탁물을 가져다주면 가까운 세탁소에 대신 세탁을 맡겨준다. 세탁소 위치를 모를 때 이용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서울 용산구 산천점에 세탁편의점을 냈다. 점포에 세탁물을 맡기면 ‘크린위드’라는 세탁전문업체가 수거해 세탁한 뒤 편의점에 다시 갖다 놓는다.
편의점업계 매출은 작년에 20조원을 넘어섰다. 2010년 10조원 규모이던 시장이 5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올해 편의점 시장은 작년보다 14.6% 증가한 2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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