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에너지 허브도시로
테스트베드 전략
인구 5만 대구테크노폴리스부터
에너지 자족도시로 조성 계획
한국남동발전 1.2兆 투자
융복합 청정에너지 단지 조성
SK텔레콤·삼성SDI 등 550곳 참여
[ 오경묵 기자 ] 대구의 신산업(WE SMART) 정책이 투자유치와 일자리창출에서 효과를 기대하는 분야 중 하나는 에너지 부문이다. 대구시는 지난 정부 때부터 청정에너지 자립도시와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확대를 추진해왔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 코드에 가장 맞는 정책이다. 대구시의 클린에너지정책과 분산형 에너지정책은 에너지분야의 분권 우수사례로 대구가 앞장서 추진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들과 에너지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는 2030년까지 대구의 필요전력 2.5GW를 청정에너지로 공급한다는 청정에너지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는 현재 동해안원자력과 남해안의 화력발전소에 대부분의 전력을 의존하고 있다. 전력자립률이 2014년 3.5%에 불과했지만 현재 18%로 높아졌다. 2030년에는 대구 전력소요량 100%를 청정에너지로 공급하는 에너지 자립도시가 목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향후 13년간 대구 전역에 청정에너지시설과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설치하면 대구는 모든 미래청정에너지기술의 산업관으로 변모한다”며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세계 어떤 기업도 신기술 개발 시에는 대구에서 비교 평가받고 자사의 기술개발 접목을 시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신산업 정책의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테스트베드 전략’이다. 권 시장은 물산업, 에너지산업, 사물인터넷(IoT), 전기차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의료산업 전반에서 대구 전체를 테스트베드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테스트베드를 만드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대구시가 여러 분야 시설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함으로써 기술의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먼저 인구 5만 명의 복합도시 대구테크노폴리스는 분산전원형 에너지 자족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블록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한다.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신도시’ 에너지 자립 모델이라면 대구국가산업단지는 ‘산업단지’ 에너지 자립 모델이다.
대구산업단지에는 6440억원(국비 400억원, 시비 300억원, 민자 5750억원)이 투입되는 에너지융복합 스마트단지 조성사업과 한국남동발전이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융복합형 청정에너지 사업이 추진된다. 한국남동발전이 추진하는 융복합 청정에너지 사업은 액화천연가스(LNG)발전 950㎿, 연료전지 50㎿, 태양광으로 10㎿를 생산해 에너지를 자급하는 사업이다. 에너지 융복합 스마트단지 조성사업은 SK텔레콤, 삼성SDI 등이 사업자가 돼 550개 기업에 분산전원과 에너지 빅데이터화를 구축하게 된다. 1단계 사업으로 134개사를 대상으로 490억원을 투입해 하이브리드 에너지 저장시스템과 분산전원, V2X(차량사물통신), TOC(관제센터) 등을 구축한다.
이대원 대구시 에너지정책과장은 “대구가 이런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2011년 전국적 순환정전 사태를 경험하고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를 유치 개최하면서 분산전원의 필요성과 에너지산업의 구조변화에 일찍 눈뜬 덕분”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기업과 연계해 지역기업의 참여를 확대시켜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기술을 선점하고 해외수출 시장까지 개척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역외기업으로는 SK텔레콤, 삼성SDI, KT, 현대오토에버, 한국전력 등 8곳이, 지역기업은 서창전기, 국제전기, 대성에너지, 신일이엔씨 등 10곳이 참여하고 있다.
홍석준 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은 “이들 사업은 대부분 재정 투입 없이 민간투자로 사업이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신에너지산업에 수반되는 파생서비스에 청년벤처기업을 연결해 미래형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사업에만 55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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