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허셉틴' 복제약
[ 전예진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최종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발표했다.
온트루잔트는 스위스 로슈가 판매하는 초기 유방암, 전이성 유방암 및 전이성 위암 등의 항암 항체 치료제인 허셉틴을 복제한 약이다. 허셉틴은 지난해 매출 7조8000억원을 기록한 세계 8위 바이오 의약품(판매액 기준)으로 2014년 7월 유럽에서 물질 특허가 만료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했다. 유럽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도 셀트리온이 지난해 10월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신청했고 암젠과 앨러간도 지난 3월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트루잔트의 판매 허가는 9월 유럽의약품청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 ‘긍정 의견’을 받은 뒤 2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유럽 최초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판매 승인을 받게 됐다. ‘퍼스트 무버(시장개척자)’로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란 평가다.
온트루잔트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첫 번째 항암 항체치료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뿐만 아니라 항암 항체 치료제 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고품질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유럽 항암시장에서도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트루잔트는 유럽 국가별 절차와 유럽 영업 파트너인 MSD와의 협의를 거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10위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최다 보유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 외에도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에서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를 바이오젠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8월 임랄디의 유럽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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