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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인간 99%는 '양육 본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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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


[ 양병훈 기자 ]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이타주의자는 자연선택에 따라 오래전에 멸종했어야 한다.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을 돕느라 자신을 희생시키는 건 유전자 보존 차원에서 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타주의자는 여전히 세상에 많다. 흉악범죄가 보도될 때마다 사람들은 “세상이 흉흉해졌다”며 혀를 차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살인범죄(미수 포함) 발생 건수는 지난 10년 동안 15.5% 줄었다.(2015년 기준, 대검찰청 자료)

애비게일 마시 미국 조지타운대 심리학과 교수는 《착한 사람들》에서 “이타주의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에게 깊숙이 내재된 본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이코패스와 보통 사람의 뇌를 비교해 연구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저자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뇌의 편도체(측두엽 내측에 있는 신경핵의 집합체)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다. 타인을 해치면서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쾌감을 느낀다. 이런 사람은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하다.

반면 대부분 사람에게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자 하는 ‘양육 본능’이 있다. 인간은 공룡이나 거북이 아니라 햄스터처럼 생긴 ‘키노돈트’라는 생물의 후손이다. 거북은 알을 낳은 뒤 무정하게 가버리지만 키노돈트는 달랐다. 이 종은 미성숙한 새끼를 낳았기 때문에 새끼가 제구실을 할 때까지 돌봐줘야 했다. 이런 양육 본능은 지금의 인간에게도 유지되고 있다. 저자는 “양육 본능이 있는 종은 곤경에 처한 생물을 보면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어도 보살필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한다. (박선령 옮김, 와이즈베리, 412쪽, 1만6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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