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귀순 병사에 40여발 발사
군은 첫 발견 뒤 17분간 추적 못해
북한 추격조 MDL 넘었는지 조사
[ 정인설 기자 ]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은 오후 3시14분께 군용 지프를 타고 군사분계선(MDL) 10m 전까지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이 배수로에 빠지자 뛰어서 남쪽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북한 추격조로부터 5발의 총탄을 맞고 MDL 남쪽 50m 지점에서 쓰러졌다 구조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군의 총격이 우리 구역에 가해졌는데도 국군이 무대응, 무응사한 경위와 국방부 장관에 대한 늑장 보고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귀순 북한군이 차량 바퀴가 배수로에 걸려 차량에서 내려 남쪽으로 도주하자 1분 뒤 이 병사를 추격하던 북한군 3명과 적 초소에 있던 1명이 권총과 AK 소총으로 40여 발을 격발했다.
귀순 병사는 좌·우측 어깨 1발씩, 복부 2발, 허벅지 1발을 포함해 총 5곳에 총상을 입고 MDL 남쪽 50m 지점에서 쓰러졌다. 우리 군은 오후 3시31분께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이 북한군을 발견하고 3시56분께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북한군을 후송했다.
합참 발표에도 여러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선 최초 귀순 북한군을 발견한 오후 3시14분부터 3시31분까지 우리 군 경계병들이 귀순 북한군 상황을 계속 추적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귀순 북한군이 최초에 차에서 내린 지점이 남쪽에서 보면 나무로 가려져 있었고 이후엔 총성 소리에 증원되는 북한군의 움직임을 주로 관측해 귀순자 동선을 모두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귀순자가 MDL 남쪽으로 넘어온 뒤에도 북한군 사격이 있었거나 북한 추격조가 MDL을 넘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추격조가 넘어왔다면 한국군의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JSA에서 우리 쪽에 북한 총탄이 처음으로 피탄된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는데 우리는 어떤 대응 조치를 했느냐”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따졌다.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지금은 정규전보다는 국지전이나 짧은 시간에 사격하는 일이 많다”며 “세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니깐 항상 지나고 나서 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에 “교전규칙과 대응지침은 JSA 정전위와 토의해서 구체화하겠다”고 답했다.
JSA에서 이런 사건이 재발할 우려도 있다. 군 관계자는 “유엔사 군정위에서 모든 의문점을 조사 중이며 개선점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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