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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OEM기업 성장성 확신"…스마트차량 플랫폼사로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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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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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F의 기업 구조혁신 (1) 대성엘텍 탈바꿈시킨 스틱인베스트먼트

    자금 수혈·적자사업 정리…인수 5개월 만에 흑자 전환
    LG 출신 전문경영인 영입…품질혁신 통해 '불량률 0%'로
    인수 당시보다 시총 3배 늘어…"2020년 ODM비중 50%"



    [ 이동훈/정영효 기자 ] 기업 구조조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채권은행 중심의 사후적·방어적 구조조정으로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어서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구조혁신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사모펀드의 역할이 부각되는 이유다. ‘자본시장의 꽃’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성공적으로 구조혁신을 이끌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성공 사례를 시리즈로 살펴본다.


    자동차용 전장부품 생산회사 대성엘텍(사진)은 2013년 위기를 맞았다. 당시 이 회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자동차용 멀티미디어(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박스를 생산해 현대모비스 등에 납품하는 단순 하청업체였다. 마진이 높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로 변신을 꾀했지만 기술 부족으로 불량품을 양산, 적자 폭만 키웠다.

    차입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던 창업주 2세 박상규 대표에겐 탈출구가 필요했다. 외부에서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기로 결정했다. 때마침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마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의기투합했다. 회사 ‘턴어라운드’의 시작이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 성장에 베팅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적자에 허덕이던 대성엘텍에 주목한 건 AVN 박스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는 “AVN을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자율주행 정보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차량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3년 8월 200억원 규모의 대성엘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27.9%의 지분을 확보했다. 17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도 사들였다.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율이 50% 이상으로 불어나는 구조였다. 곽 대표는 “기존 경영진이 구주를 매각해 돈을 챙기기보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신규 자금 수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믿음이 가는 회사였다”고 설명했다. 370억원의 투자금으로 만기가 임박했던 채무를 갚은 뒤 곧바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정보기술(IT)사업부 등 적자를 보던 사업부들을 단번에 정리했다. 현대자동차의 인도 시장 진출로 생산이 늘면서 회사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다. 인수한 지 5개월 만에 분기별 영업손실이 흑자로 돌아섰다.

    ◆OEM에서 ODM으로 제품 혁신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성엘텍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경영 전문가 조직인 ‘오퍼레이션파트너스그룹(OPG)’이 있었다. 대기업 퇴직 전문경영인들을 영입해 세운 조직이었다. 대성엘텍을 인수하자 OPG 창단멤버인 박계현 전 LG엔시스 사장이 “경영을 맡아보겠다”고 자진해서 나섰다.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대상이던 LG전자의 컴퓨터사업부를 흑자 사업부로 탈바꿈시킨 경험을 지닌 구조조정 전문가였다. 그는 “경영인으로서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자원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취임 후 박 사장이 내건 슬로건은 ‘제품 혁신’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IVI 플랫폼을 직접 설계·제작하는 ODM 회사로 한 단계 도약하자는 목표를 내걸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도 단기 실적보다 회사 가치를 높이는 기술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수 당시 70명이었던 본사 인력이 4년 만에 100명까지 늘어났다.

    품질 혁신도 놓칠 수 없는 과제였다. 박 사장은 매일 아침 임직원들과 생산 현장 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정례화했다. 매일 30분 넘게 품질 관련 토론을 이어갔다. 20%를 넘던 불량률이 10% 밑으로 떨어졌다. 올 4월부터는 ODM 제품 불량률 ‘0%’의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월드클래스 300 지정

    4년간의 제품 혁신을 통해 탄생한 신제품이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인 ‘네오다스’다. 기존 AVN 박스에 차선이탈경고시스템(LDWS)과 전방추돌경고시스템(FCWS) 등 주행기능을 결합한 제품이다. 혼다 도요타 등에 납품하는 일본 자동차부품 업체 알파인 등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양산에 들어갔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대성엘텍의 ODM 매출 비중은 스틱인베스트먼트 인수 당시인 2013년 25%에서 올 상반기 38%까지 늘었다. 2020년까지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미 수익의 대부분은 ODM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성엘텍은 지난 4월 ‘월드클래스 300’ 기업으로 지정됐다. 정부가 중소·중견기업 중 혁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을 선발해 국책과제를 맡기고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성엘텍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스마트차량 모듈형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이라는 국책과제를 받았다.

    대성엘텍의 달라진 가치는 주식시장에서 먼저 인정받고 있다. 대성엘텍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690억원. 인수 당시 약 600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박 사장은 “IVI 플랫폼이 상용화되면 기업 가치가 급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은 마켓인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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