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예상보다 조기 출시…"흥행 가능성 높아"
국내 시장, 갤노트8 선점 속에 관심
'초고가폰', '애플의 10주년 야심작'인 아이폰X(텐)이 예상보다 일찍 등판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일 국내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8'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데다 '혁신없는 아이폰'이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는 터여서다.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1~2개월 국내에 빨리 선보일 아이폰X이 흩어진 '애플 충성고객'들을 결집시킬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애플코리아는 오는 24일 한국과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13개국에 아이폰X를 추가 출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사전 예약 판매는 오는 17일부터다. 이는 예상보다 한 두달 정도 빠르게 출시하는 셈이다.
당초 업계는 아이폰X이 페이스ID의 주요 부품인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 수율 문제로 이르면 출시가 늦어질 것으로 봤다. 더군다나 한국은 출시 국가에서 늘상 후발국가였다. 다음달 내지 늦으면 내년 1월에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아이폰X이 출시될 것으로 확정되면서 연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사전 판매 기록을 경신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과 어떤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아이폰X의 '흥행'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애플 특유의 강점인 충성 고객을 중심으로 구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폰X 출시일에 애플 충성고객들이 결집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애플 충성고객들은 아이폰X이 내년으로 출시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도 아이폰8마저 외면하며 거대한 대기 수요를 형성했다. 아이폰X은 애플이 10주년 기념작으로 내놓는 만큼 애플의 골수팬이라면 놓칠리 없다는 해석이다.
아이폰X의 국내 가격은 64GB 142만원(세금 포함), 256GB는 163만원이다. 스마트폰 역대 최고가다. 높은 가격이 논란이긴 하지만 흥행에 직접적인 장애물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른 국가에서는 고가에도 아이폰X의 흥행이 이어지고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서다.
아이폰X은 지난 3일 1차 출시한 미국·일본·중국 등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사전 주문 접수가 시작된 지 몇 분 만에 선판매가 끝나고 홍콩에서는 공식 판매일에 30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소진되기도 했다.
선택약정할인율 25% 인상도 아이폰X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국내에서 제조사 공시지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선택약정할인율이 상향되기 전에도 구매자의 90% 이상이 지원금 대신 약정할인을 선택해왔다. 애플은 지원금을 쓰지 않고도 요금할인 폭은 커지게 돼 비싼 아이폰X이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8의 부진은 곧 아이폰X의 흥행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아이폰X 출시일에는 애플 충성고객들이 모여들면서 아이폰8때 보지 못했던 아이폰 광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이폰X에 대한 시장 기대와 동시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이폰X의 경우 갤럭시노트8 출시 전부터 대기 수요였고, 애플 충성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돼 갤럭시노트8 소비군의 이탈은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시말해 수요층이 다르다는 얘기다.
갤럭시노트8이 이미 시장을 선점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갤럭시노트8 국내 판매량은 지난 1일 기준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9월15일 출시 후 48일 만으로 '갤럭시S8'과 비슷한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아이폰X이 부족한 물량으로 경쟁 제품에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내 공급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급히 생산하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져 많이 팔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미 출시된 국가에서 '화면에 녹색 줄이 보인다', '전면 스피커에서 잡음이 발생한다', '추운 곳에서 갑자기 멈춘다' 등 소비자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폰X 자체로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지만 넉넉치 않은 물량으로 기존 시장이나 경쟁제품인 갤럭시노트8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갑작스런 조기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저마다 마케팅의 변화를 모색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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