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3대 복병론’이 제기되고 있다. 원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데다, 금리마저 예상보다 빨리 뛰는 것에 대한 우려다. ‘신3고(新三高)’로 인해 내년 3% 성장과 1인당 소득 3만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한경 11월11일자 A 1, 3면)
먼저 주목할 것은 원화 가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9월 말 이후 3%가량 올랐다. 오른 주가처럼 북핵 리스크가 다소간 진정돼 간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고 지금 우리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락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영국 파운드, 유로, 일본 엔, 중국 위안과 비교해 절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 무엇보다도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 걱정이다. 우리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78.5%(1~9월)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절대적이다.
유가 상승 또한 양면성이 있고 산업별 영향 방향도 엇갈린다. 하지만 국제 유가 급등이 수입 제품과 에너지 가격을 밀어올려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 문제다. 유가 급등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내수 부진이 더 심해질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만으로도 시중 금리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10월 중순까지 연 1.7~1.9%였던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10월 말 이후 연 2.1%를 웃돌면서 가계 대출금리도 크게 올랐다.
‘3대 복병’은 전개 추이에 따라 전체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변수들이다. 물론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몇몇 혁신성장 정책을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이들 3대 변수가 대형 악재로 비화할 경우에 대비하면서 또 다른 ‘블랙 스완’의 대두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경제 여건이 나쁘지 않을 때 취약 요인을 미리 점검·치료해 위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규제 혁파가 그렇다. 투자 확대로 이어져 침체기를 수월하게 돌파할 수 있는 근본 처방이다. 취약 지대의 선제적 구조 개혁도 위기를 막는 예방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연례 경제협의차 방한 중인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이 경직된 노동시장 개혁을 정부에 권유한 점이 주목된다.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국제 전문가들 눈에도 바로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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