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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피 말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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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피 말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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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정 경제부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경기를 부양해온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점차 돈줄을 죄고 있습니다. ‘통화정책 정상화’로 돈 풀기 시대가 종료되고 있는 것이죠.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캐나다가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고, 호주도 조기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꿋꿋하게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도 내년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시장의 예상만큼 빠르진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방향성은 맞지만 각 중앙은행이 가속 페달을 밟지는 않는단 의미입니다.


    영국 중앙은행은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시장의 예상보단 완화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유럽 중앙은행도 자산매입 규모를 내년부터 절반 정도 축소할 방침이지만 이 또한 상당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고요.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에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 제롬 파월 Fed 이사가 내정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한국은행의 머릿속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미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습니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1.4%(전 분기 대비)를 기록하는 등 경제 지표도 나쁘지 않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가 가파르게 뛰며 이달 말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고요.



    이런 상황에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속도를 늦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물론 한은 내부에선 “미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라는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만을 앞세운 경기 회복과 아직 부진한 내수 등이 마음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기에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은 내년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성장의 중요한 축인 건설업이 주춤해지면 아무래도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게 되죠. 무엇보다 부진한 물가도 고민거리일 겁니다. 한은이 예상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입니다. 한은의 목표치(2%)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상승률은 여전히 1%대 중반에 머물고 있고요.


    이 때문에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경기 개선 추세에도 낮은 물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통화정책 완화기조 축소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을 안착시키는 과제와 거시경제·금융시스템 안정화를 도모해야 하는 과제 사이에서 정책 선택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경기가 살아나면 금융 불안정에 대응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미달하는 상황에선 금리정책을 운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7일 공개되는 금통위 의사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본회의 때 7명의 금통위원이 논의했던 내용입니다. 일단 이번 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발언이 주목됩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속도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는 물가상승률, 불어난 가계부채와 확신하기 어려운 경기 회복세 등으로 인해 한은의 고민은 계속 깊어지는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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