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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세종의 만추(晩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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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석 < 인사혁신처장 mpmpsk@korea.kr >


세종시 사람이 된 지 곧 넉 달이 된다. 녹음이던 산과 들판은 형형색색 단풍으로 변하고, 대로변에 보이던 ‘산지 복숭아 팝니다’(조치원읍은 유명한 복숭아 산지)라는 현수막은 ‘사과, 배 팝니다’로 바뀌었다.

필자가 태어나 중학교 시절까지 보낸 경남 창원(옛 의창군)의 북면은 열차를 타기가 어려웠다. 밀양의 삼랑진에서 경부선과 갈라져 전남 순천에 닿는 경전선이 마산과 창원 시내를 지났지만 단선에다 통행량도 많지 않아 열차 타는 일이 흔치 않았다. 그런 열차를, 그것도 매우 빠른 열차를 세종 사람이 된 뒤로 자주 이용하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

서울과 충북 청주시 오송역을 열차로 오가며 창밖 풍경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황금색 들판과 추수가 끝나가는 들녘을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덧 시인이 된다. 빨간 고추잠자리를 보며 옛날 꿈 많던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뛰놀던 고향 친구들을 회상하고, 길가에 흐드러진 들국화와 노랗게 익은 감은 돌아가신 부모님의 애틋한 사랑을 그립게 한다.

인사혁신처 청사가 있는 세종 시내를 벗어나 차로 10여 분 나가면 예전 충남 연기군과 청원군으로 불리던 세종의 원래 모습과 만나게 된다. 과수원과 논이 전부였던 이곳에 10년 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시작됐고, 5년 전 세종시가 출범했다. 약 14년 전 이맘때, 청와대에서 ‘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던 비서실 동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탄생한 행복도시는 강산이 변하고 정부가 세 번 바뀌는 동안 명품도시로 재탄생했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행정중심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세종의 가을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세종은 희망과 미래의 도시다. 서울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은 아이들을 많이 본다는 점이다. 세종시 출산율(1.82명)이 전국 1위라는 사실이 실감 난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면 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공직을 막 시작한 젊은 공무원도 많다. 지난 9월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선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제62기(363명) 신임관리자과정 수료식이 열렸다. 필자는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여는 퍼스트 무버’와 ‘혁신의 선도자’가 돼 달라고 주문하며 ‘바람이 분다’(이소라)의 리듬으로 “가슴이 뛴다. 파란을 일으키자”라고 노래했다.

대한민국 희망도시 세종은 젊은 공직자들이 만들어갈 ‘혁신’과 ‘창조’에 우리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어우러져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 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깊어가는 가을 속 바람은 차가워도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며 느끼는 마음속 바람은 따뜻해진다.

김판석 < 인사혁신처장 mpmpsk@korea.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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