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을 만나다 -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목욕탕 사장·의사·변호사 등 특정 시간대 정해 무료 서비스
현금성 기부도 연 10억원 달해
[ 백승현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는 차상위계층이 4300가구나 있습니다. 어찌 보면 국민기초수급권자(6800가구)보다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지요. ‘보듬누리 사업’은 세금이 아니라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웃을 돕는 사업입니다.”
청량리 역세권 개발, 서울한방진흥센터 등 굵직한 사업을 조곤조곤 설명하던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사진)은 복지 사업인 보듬누리를 설명하면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목소리도 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민선 2기(1998~2002년)에 이어 5·6기(2010년~)까지 12년째 동대문 살림을 하고 있는 유 구청장이 첫손에 꼽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보듬누리는 민관 협력 복지공동체 사업으로 봉사자와 차상위계층 가구가 ‘1 대 1 희망결연’을 맺는 식으로 공공재정 한계를 극복하고 복지사각지대를 줄이는 사업이다. 2010년 시작 당시에는 구청 직원 1300여 명이 매월 취약가구를 방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마을 단위 봉사조직인 ‘동 희망복지위원회’가 가세하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지난 10월 말 기준 14개 동에서 1400여 명(동별 60~15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참가 주민도 다양하다. 칼국숫집·목욕탕 사장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들이 시간대를 정해 식사 대접을 하거나 무료 목욕 서비스, 무료 진료, 법률 상담을 하는 식이다. 현금성 기부금도 연간 10억원에 달한다.
전국 유일의 민관협력 복지 사업인 보듬누리는 2016년 전국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 우수사례 평가에서 대상을 받았다.
유 구청장은 “자살률이 9년째 세계 1위일 정도로 우리 사회는 각박해져 행정당국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통상 복지라고 하면 세금만 활용하지만 이웃끼리 서로 보듬어보자는 아이디어 하나가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복지 외에 유 구청장이 신경 쓰는 분야는 교육이다. 동대문구의 재정자립도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14번째다. 하지만 교육 관련 예산은 네 번째로 많다. 올해 동대문구의 교육 예산은 91억5000만원이다. 유 구청장은 “동대문구가 낡은 도심이다 보니 자녀 교육환경이 좋지 않으면 공동화·슬럼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하는 부모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을 만드는 정책이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교육 예산 집중 투자와 동부교육지원청과의 협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관내 동대부고의 4년제 대학 진학률(64.7%)이 서울에 있는 202개 일반고 가운데 가장 높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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