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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파워독서] 진보적이면서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이 '빅 히트'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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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새로움과 놀라움
적절히 섞인 것 좋아해

새로운 것의 놀라움과
기존의 친숙함이 만날 때
히트작 탄생할 수 있어

히트 메이커스
데릭 톰슨 지음 / 이은주 옮김 / 21세기북스



어떻게 하면 크게 히트할 수 있을까. 시장을 벗 삼아 사는 사람들이 깊은 관심을 갖는 질문이다. 데릭 톰슨이 쓴 《히트 메이커스》는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음악, 영화, 그림, 책 등과 같은 문화상품 가운데 히트작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다룬다. 저자의 말처럼 ‘단순한 방법’으로 ‘복잡한 결과’를 풀어낸 책이다. 서문 가운데 한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을 제공한다.

“이 책의 주제 가운데 하나는 대중이 의미를 갈망한다는 것이고, 사람들의 기호는 ‘단순과 복잡’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분과 익숙한 것에 대한 편안함’이 조합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히트메이킹의 심리학’이란 이름으로 모두 6개의 주제와 ‘히트 메이킹의 경제학’이란 이름으로 모두 6개의 장이 다뤄지고 있다. ‘마법과도 같은 반복적 노출의 힘’ ‘친숙한 놀라움을 추구하는 마야의 법칙’ ‘유행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근거없는 바이럴 신화’ ‘대중은 무엇을 원하는가’ 등과 같은 주제의 제목만으로 이 책이 얼마만큼 실용적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사람들이 좋아하긴 해도 생경한 것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새로움과 놀라움이 적절히 섞인 것을 좋아한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호기심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너무 새로운 것에는 겁을 낸다.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 그리고 불안과 이해의 양극적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순간에 히트작이 탄생할 수 있다. 여기서 히트작의 원천인 ‘친숙한 놀라움’ 혹은 ‘익숙한 새로움’이 등장한다.

프랑스 출신으로 미국에서 산업디자인으로 큰 성공을 거둔 레이먼드 로위는 20세기 최고의 히트 메이커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50년 패션잡지 코스모폴리탄은 “이 시대 미국인의 일상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아마도 로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귀신처럼 알아내는 능력을 가진 로위는 히트작의 비밀을 ‘마야(MAYA: most advanced yet acceptable)’라고 칭했다. “사람들은 과감하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범주의 제품에 매력을 느낀다. 즉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로위가 말하는 ‘마야’ 원칙의 핵심이다.”

미술이든 음악이든 정치든 친숙하게 만드는 비결은 반복해서 노출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노출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는 인상파 화가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인상파 화가들이 많았고 그들이 그린 수많은 작품이 있지만 모네, 르누아르, 드가, 세잔, 마네, 피사로 등이 그린 몇몇 작품은 여전히 인상파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데 손색이 없다. 그들의 인기는 화가이자 화상이었던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선택과 반복적 노출에 힘입은 바가 크다.

두꺼운 분량이지만 히트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투입할 만하다. 흥미와 재미, 두훈을 두루 갖추고 있다. 잘 쓴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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