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의 아버지’로 유명한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판사(사진)가 ‘제12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역대 수상자 가운데 현직 법관이 수상하는 것은 천 판사가 처음이다.
영산법률문화상은 법치주의 정착과 법률문화 향상에 이바지한 법률가와 법학자, 법률단체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국내 최초의 민간장학재단 상)이다. 수상자는 50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받는다.상금은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의 설립자인 고 박용숙 여사가 2002년 12월 사회환원 차원에서 출연한 현금 30억의 설립기금으로 제공된다.
영산법률문화재단(이사장 양삼승 변호사)은 제12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천종호 판사를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시상식은 오는 11월 7일 오후 3시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다. 올해 시상식은 종전 호텔에서 진행되던 방식에서 탈피해 수상자와 인연이 깊은 서울소년원에서 열린다. 이날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바람의노래 합창단과 서울소년원 락밴드의 축하공연이 준비된다.
영산법률문화재단측은 “천 판사는 소년범들의 재비행을 막기 위해 사법부 주도의 ‘청소년회복센터’를 전국 19곳에 운영하면서 재비행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렸다”며 “2016년 청소년복지지원법 일부 개정법 통과로 청소년회복센터의 법제화(일명 ‘천종호법’)를 앞장서는 등 법률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천 판사는 전국의 청소년회복센터에서 생활하는 소년들을 대상으로 ‘통통통캠프’, 멘토와 멘티가 함께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하게 하는 ‘2인3각 멘토링여행’, ‘희망여행-지구별여행학교’를 진행했다. 운동을 통해 인성을 배우고 자신감도 가지게 하는 ‘만사소년축구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섰다.
천 판사는 2013년 2월에 소년재판의 이야기를 담은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2015년에 보호소년들과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를 출간해 인세 전액을 기부했다.
천 판사는 “재비행률을 현격하게 감소시킨 청소년회복센터의 성과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소중한 일이다”며 “법률문화의 발전에 한 층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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