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에게 '쪼개기 증여'
'서울대 발언' 등 논란 봇물
야당 "국민 마음에 대못 박았다"
여당 "혁신 성장 잘할 분" 엄호
[ 김형호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지명 철회’까지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탈법이 없는 만큼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정리할 사안”이라며 방어벽을 치고 있다. 아직 위법사항은 없지만 재산상속 과정에서의 절세 논란과 ‘서울대 발언’은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휘발성 강한 문제들이라 여당 내에서도 여론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홍 후보자 자질 문제는 30일 열린 4당 원내대표 정례 회동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임명하는 사람마다 야당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분만 골라 인사를 하는지 개탄스럽다”며 “장고 끝에 악수를 둔 인사”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자신이 특정 대학에 (교수로) 몸담으면서 3, 4수 해서라도 서울대 가라고 하시는 분에 대해 여당 의원들도 청문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지명 철회’까지 요구했다. 전지명 대변인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부린 꼼수에 혀를 내두를 뿐”이라며 홍 후보자를 ‘적폐 후보’로 규정했다. 전 대변인은 “14세 어린 딸과 홍 후보자 부인 사이의 2억2000만원 금전소비대차계약은 형식적으로 적법요건을 갖췄지만 누가 봐도 증여세 탈루를 위한 전형적인 편법”이라며 “부의 대물림을 꼬집던 후보자가 뒤에서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갖은 머리를 쓰고 있었다니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 후보자 딸이 경기 가평에 있는 청심국제중 1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밝혔다. 청심국제중은 특목고, 자사고, 과학고 등의 진학률이 80%를 넘고 학비는 연간 15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현 정부의 특성화중, 특목고에 대한 폐지 정책은 확고하다”면서 “현 정부 정책 기조에 밑그림을 그린 홍 후보자가 자신의 딸을 귀족학교인 국제중에 입학시킨 것은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자 장모와 딸 사이의 건물 지분 증여는 검증 과정에서 다 본 것”이라며 “탈세가 아니고 절세 과정의 문제라는 점을 홍 후보자가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해야 할 불공정한 갑을관계 개선과 혁신성장 정책을 잘할 분”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우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는 저와 19대 국회에서 을(乙)을 위한 을지로위원회 활동을 했다”며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갑의 횡포에 눈물을 흘리는 현장에서 누구보다 빛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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