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타타그룹이 세운 싱가포르 타타캐피탈로부터 연내 1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타타캐피탈은 투자 및 싱가포르거래소 상장 주선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만난 이진우 와이디생명과학 대표(사진)는 대규모 투자 유치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싱가포르를 방문해 타타캐피탈과 관련 논의를 했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관계자를 통해 상장 조건 등을 확인받았다는 것이다.
타타자동차로 유명한 인도 타타그룹은 타타선즈를 지주회사로 두고 있다. 타타선즈의 자회사인 타타캐피탈은 뭄바이에 본사가 있고, 싱가포르와 런던 현지법인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싱가포르 증권시장은 적자 회사도 상장할 수 있는 구조"라며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증시에 먼저 상장하고 이후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 재창출로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개발
와이디생명과학이 싱가포르 타타캐피탈로부터 투자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덕분이다.
신약 재창출 전략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물질 '이매티닙'(상품명 글리벡)을 당뇨병성 황반부종(DME)과 당뇨병성 망막병증(DR)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신약 재창출이란 이미 개발된 물질의 새로운 효능을 검증해 기존과 다른 치료제로 만드는 것이다.
영국 버밍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근화제약(현 알보젠코리아)과 하나제약에서 연구소장을 지낸 안신병 연구소장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당뇨병 합병증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인 줄기세포인자(SCF)와 결합하는 'c-Kit'을 저해하는 이매티닙의 구조가 DME와 DR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전성이 확인된 기존 치료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임상1상을 건너뛰고 바로 2상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 신약 재창출의 장점이다.
DME의 경우 세계 최초의 먹는 약(경구투여제)으로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기존 치료제의 경우 눈에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며 "또 우리의 후보물질은 합성 화학물이기 때문에 바이오의약품인 기존 약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DME 치료제는 현재 전국 11개 병원에서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DR에 대해서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삼일약품교역 인수로 신약개발 선순환 구조 마련
와이디생명과학의 현금창출원(캐시 카우)은 진단시약 유통사업이다. 지난해 국내 진단시약 1위 유통사인 삼일약품교역을 인수해 돈을 벌어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은행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가 지점장을 그만둔 뒤 사업을 결심했다. 의약품 유통사인 영동메디칼을 인수한 이후 2008년 와이디생명과학을 창업하고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미래의 먹거리가 바이오에 있다는 확신으로 10년간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그는 "올해는 내실을 다지면서 내년을 준비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싱가포르 및 코스닥 상장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이디생명과학은 올 7월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했다가 기술성평가에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연구개발에서 많은 진척이 있었던 만큼, 내년에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한 코스닥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DME 치료제가 임상 2상에 진입했고, DME와 DR 치료제 개발이 모두 정부 과제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올 연말이나 내년 초 기술성평가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보유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2상 성공 이후 해외에 기술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에 머물러 있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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