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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가 된 콘래드는 외삼촌의 보호 아래 자랐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실질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웠다. 독립투사이자 문필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폴란드어로 교육받고 프랑스어 문학 작품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광범위한 독서를 하였으며 그중 항해와 탐험에 관한 책을 즐겨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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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영문학 작가로 평가받는 콘래드는 해양소설의 대가로 불린다. 대표작인 『로드 짐』은 동남아시아 항해 얘기를 담았고, 『노스트로모』는 1876년의 서인도 제도 항해를 바탕으로 했다. 해양소설 외에도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긴 그는 스무 살이 넘어서 영어를 배웠지만 영문학에서 스타일리스트로 꼽힐 만큼 뛰어난 문장을 구사한다.
유배나 다름없는 근무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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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의 전초기지」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 설치된 교역거래소에서 근무하게 된 두 백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국에서 보급품을 실은 배는 6개월에 한 번 온다. 그들을 돕는 아프리카인 직원이 있지만 모든 게 낯선 상황이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돌발적인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케이어츠와 카알리에는 권총을 갖고 있다.
문명사회에 살던 사람이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환경에 처하면 어떻게 될까. 둘은 서로 의지하면서 무척 친밀하게 지낸다. 하지만 단조롭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점차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게다가 인근 부족과의 갈등 때문에 물자 지원도 받지 못하고, 본국에서 온다던 보급선도 점점 늦어진다. 남은 건 쌀과 커피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을 위해 비축해둔 설탕을 먹자는 카알리에의 요청을 케이어츠가 거절하면서 다툼이 일어나고, 결국 총격사건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무장하지 않은 카알리에가 사망하자 케이어츠는 아연실색한다. 뒤늦게 도착한 보급선에서 내린 회장이 발견한 것은 자살한 케이어츠의 흉한 몰골이었다.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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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시대는 지났지만 「발전의 전초기지」는 우리가 함부로 대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이다. 이 작품을 통해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자행되는 일들, 사람 사이의 믿음과 두려움 등에 대해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이근미 <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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