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정 기자 ] 지난해 9월 한미약품 주가 급락 사태 이후 찬바람을 맞던 제약·바이오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지수는 올해 들어 52.01%, 코스닥시장 제약업종지수는 26.41% 올랐다. 코스피지수 상승률(20.24%)보다 가파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신약 개발업체들이 업종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삼형제’는 유럽과 미국 시장 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합산 시가총액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한 7월 말 20조8617억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30조3741억원 규모로 커졌다. 포스코 시가총액(28조9024억원)을 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유럽 최종 판매 허가를 받는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올 들어 상승률은 145.35%에 달한다. 항암 신약 개발업체인 신라젠(366.41%), 한미약품(56.30%)도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과거 제약·바이오주 ‘열풍’과 최근 상승 추세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종목별 차별화를 꼽고 있다. 뚜렷한 실적이나 명확한 신약 개발 호재 없이 오르던 이른바 ‘묻지마’ 상승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실적 개선이 나타나거나 임상시험 성공 등 명확한 재료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시화되는 실적을 기반으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가 전망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적지 않은 종목이 최근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실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젠, 바이로메드 등 상당수 기업은 본격적인 제품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논리적인 실적 전망이 어렵다. 하지만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상엽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정부가 계속해서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을 펴고 있다”며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내놓는 기업이 늘어난다면 투자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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