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990년 실물크기 건조
관광객 줄자 통영시에 무상임대
"비용 문제로 못 돌아올 듯"
[ 박상용 기자 ] “어, 이 거북선 예전에 한강에 있던 거북선 같은데?”
경남 통영시 중앙동에 있는 강구안 항구. 한산도를 마주보는 이곳엔 거북선(사진) 세 척과 판옥선 한 척이 정박해 있다. 통영시가 자랑하는 관광상품으로 지난해 관람객만 15만5981명이 다녀갔다. 이 중 거북선 한 척은 2005년까지 서울 한강에 정박해 있던 것으로 서울시 소유다. 무슨 사연으로 한강 거북선이 통영까지 갔을까.
서울시는 최근 통영시와 거북선 임대 계약을 2020년까지 3년 연장했다. 2005년 3년마다 재계약하는 조건으로 통영시에 거북선을 무상 임대한 이후 다섯 번째다.
이 거북선은 1990년 서울시가 약 22억원을 들여 실물 크기(길이 34m, 폭 10m, 높이 6.3m)로 건조한 배다.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사이를 오가는 유람선으로 이용됐고, 평소에는 전시장으로 활용됐다.
서울시가 거북선을 통영시에 보낸 것은 관람객이 줄어든 탓이 크다. 초반에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반짝인기에 그쳤다. 관람객이 점점 줄더니 개장 10년째인 2004년에는 하루 수십 명에 그쳤다. 그러던 차에 “거북선과 한강은 역사적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마저 잇따라 제기되면서 서울시는 임대를 결정했다.
한강을 떠난 거북선은 서울로 돌아올 수 있을까. 가능성은 낮다. 거북선이 낡아서 연간 유지비용만 2억~4억원이 드는 데다 통영에서 한강으로 배를 다시 가져오는 데만 8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영시가 꾸준히 거북선의 매각을 요청하고 있다”며 “매각 절차가 복잡해 일단 계약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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