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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WCD 한국포럼]존리 메리츠 운용 대표 "투자 업계 여성 친화 문화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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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25일(09: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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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자본 시장 구축을 위해 여성 친화 기업 투자를 비롯한 ESG(사회책임) 투자를 늘려야 한다."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 창립 1주년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와 W-ESG 투자'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의 패널 토론에는 미즈노 히로 일본 공적연금 최고 투자 책임자(CIO)를 비롯해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ESG 투자란 환경·사회·기업 지배 구조(Environment, Social and corparate Governance)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이같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개념이다. W-ESG는 그중에서도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성 친화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존리 대표는 "여성 임직원에 대한 정책을 보면 회사 경영자의 자질(management quality)을 알 수 있다"며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고 처우가 좋은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메리츠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 1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여성이고, 사외 이사 중 1명이 여성이다. 운용 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존 리 대표는 "여성의 유연성과 공감능력이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개선하는 측면이 있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여성 임직원들이 일 할 수 있게 해 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메리츠운용에서 출시한 주니어펀드의 경우에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존 리 대표는 여성 친화 정책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이익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처럼 여성 임직원 비율을 의무공시하게 하고 전년 대비 증감폭 등을 공개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된 인덱스(지표)를 만들고 인덱스 추종펀드를 만드는 것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인 만큼 대학 운용 기금 등도 투자에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장기 관점의 투자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의 ESG를 평가하고 관련한 투자 펀드를 자문해 주는 업체다. 그는 "우리나라는 단기적 관점의 수익률을 너무나 중시하고 있어 ESG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ESG를 고려하는 국가에서는 최소 25~30년의 안목을 가지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2043년까지 운용 기금이 25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분기별 운용 실적이 아직까지 가장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며 "연기금 운용자들의 철학과 업계 리더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ESG 투자가 뿌리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G와 관련된 데이터와 지표 구축도 과제로 봤다. 류 대표는 "현재 830개 국내 기업에 대해 여성 고용 비율 등을 조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외국에 비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며 "통용 가능한 ESG 지침과 평가 정보가 공유돼야 자산매니저들이 직접 이를 두고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르웨이, 네덜란드, 캐나다 등 선진국 연기금들은 ESG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두고 운용사 평가 등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우찬 교수는 투자 업계에서 기업들에 W-ESG를 장려할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1)회사에 영향력은 행사하지 않되 ESG에 앞장서는 기업들에 투자를 하는 방법 2)직접적으로 회사 경영진을 설득하고 투자자로서 압력을 가하는 방법 3)정부 주도로 쿼터제를 운영하는 방법 등이다. 김 교수는 "북유럽의 경우 짧은 기간에 여성 임원을 무조건 40% 뽑도록 하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쿼터제를 도입해서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무리한 정부 주도 보다는 민간 운용사들이 직간접적으로 회사에 메세지를 주는 방식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조 발편을 한 미즈노 히로 CIO는 "ESG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결국 회사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줄이는 위험 요인"이라며 "특히 GPIF와 같은 연금은 당장의 수익률은 낮더라도 장기적, 포용적 성장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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