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주택시장
전문가들의 조언
[ 조수영/설지연 기자 ] “금리 인상, 가계대출 축소 등이 현실화하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면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합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가계부채종합대책 등이 부동산시장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공격(부동산 추가 매입)’에서 ‘수비(현금비중 확대)’로 재테크 전략을 수정하라고 조언했다.
2013년 하반기부터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재료는 저금리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금융비용이 낮아지면서 부동산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반대 흐름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대출 1억원인 경우 1년에 25만원, 매달 2만원가량의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금융비용 증가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져 거래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규제 타깃인 다주택자보다 1주택자와 대출을 이용해 내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아기곰은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갭투자자는 대출 이용 비중이 크지 않고 월세를 받던 다주택자도 전세로 돌릴 수 있어 금리 인상 악재를 피할 수 있다”며 “오히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1가구 1주택자들이 이자 부담을 못 견디고 집을 내놓거나 무주택자들이 내집 마련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의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요가 탄탄하고 공급이 부족한 서울과 수도권보다 공급이 넘치는 지방 시장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대출을 끼고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한 투자자의 실질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수현 대우건설 분양마케팅팀장은 “소액투자상품인 오피스텔보다 초기 투자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상가가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는 청약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중도금 대출과 무이자 혜택이 있는 신규 분양을 받으면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청약통장과 가점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영/설지연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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