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급증에 이례적 언급
[ 김동윤 기자 ]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이례적으로 ‘민스키 모멘트(Minsky Moment)’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중국의 부채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지난 19일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부대 행사 후 연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순조롭게 흘러가 낙관주의가 팽배해지면 긴장이 고조되고, 결국 급격한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민스키 모멘트라고 부르는 이런 상황을 우리는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스키 모멘트란 과도한 부채에 기댄 경기 호황이 끝난 뒤 잠복해 있던 위험요인들이 갑작스럽게 현실화되면서 자산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는 때를 뜻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주창한 개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조명받았다.
저우 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채 급증 문제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기업부채 수준이 매우 높다”며 “가계부채는 아직 절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민스키 모멘트란 말을 사용하자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홍콩항셍지수는 1.9% 하락해 약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저우 행장의 발언이 알려지기 전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금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FT는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저우 행장이 최근 들어 과감하게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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