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기업인이 이끈다 (2) 업종 경계 허무는 '아마존 태풍'
고객불만 즉각 대응·외부 개발자에 SW 공개
[ 송형석 기자 ]
우버,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택시나 호텔과 같은 눈에 보이는 자산을 소유하는 대신 차량과 숙소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으로 관련 업계의 1인자 자리를 꿰찼다.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성장한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장터라는 플랫폼을 통해 이렇다 할 자산 없이 빠른 속도로 회사 덩치를 키웠다. 플랫폼 회사들은 자산에 의존하는 경쟁사들보다 성장이 빠르다. 오프라인 월마트가 매출을 늘리려면 매장을 짓고 직원을 뽑아야 하지만 온라인 기업인 아마존은 클릭 몇 번으로 새로운 판매자와 소비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저스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공요인을 소비자들의 평판으로 판단했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느끼면 무조건 반품을 받아주는 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도시 곳곳에 쉽게 반품할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반품함도 설치했다.
아마존은 플랫폼 기업답게 외부 개발자들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회사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들을 최대한 외부에 공개해 아마존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변형시킬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재 아마존이 외부에 공개한 플랫폼 API는 31개에 이른다. 경쟁사인 월마트가 1개 API만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산 소유를 죄악시하는 플랫폼 기업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을 아마존의 강점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아마존은 물류 서비스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미국 곳곳에 최첨단 물류시설을 지었고 20여 대 화물 수송기도 사들였다. 자산에 투자해야 할 타이밍이란 판단이 서면 베팅을 망설이지 않았다.
시애틀=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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