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기술 수출한 '포지오티닙'
환자 73% 종양크기 30% 감소
[ 한민수 기자 ]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기술수출한 신약 개발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신약의 글로벌 임상 결과가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내성표적 항암신약인 포지오티닙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우월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18일 발표했다.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했다.
스펙트럼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폐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포지오티닙을 투약한 11명 중 8명(73%)에서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했다. 스펙트럼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엑손20 유전자 변이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0%에서 나타난다. EGFR은 암세포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다. 이 때문에 EGFR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암세포 생존을 막는 약물이 주로 쓰인다. 하지만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EGFR 억제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엑손20 유전자를 표적으로 해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아직 없다.
임상을 진행한 미국 MD앤더슨암센터의 존 헤이맥 교수는 “포지오티닙을 하루 16㎎ 투약받은 환자 11명 모두에게서 종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은 연내 시작될 예정이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도입한 스펙트럼은 내년 1분기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2019년 판매허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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