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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동석의 벼랑 끝 인생 "매일이 체험 삶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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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 인터뷰

'범죄도시' 곧 400만…11월 2일 '부라더' 개봉
연타석 홈런 노려

"늘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
"주연 맡아도 절실함 같아"



마동석은 '압도한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다. 부딪히면 퉁겨져 나올 만큼 우람한 근육과 오금을 저리게 하는 매서운 눈빛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든다. 하지만 입을 열면 달라진다. 대답 하나하나를 고심 끝에 내뱉고 그에게 쏟아지는 모든 질문을 상냥하게 포용한다. 그리곤 온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웃는다. 마음의 문을 슬그머니 열고야 마는 재주가 있다. 배우 마동석은 현실에서 더 사랑스럽다.

'범죄도시'는 지난 추석 개봉 후 400만 관객을 돌파를 눈 앞에 두며 장기 흥행 중이다. 영화 '베테랑', '부산행', 드라마 '38사기동대'부터 '범죄도시'까지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에 대해 칭찬하자 그는 "모두 운인 것 같다"라며 겸손을 떨었다.

"저는 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물러날 곳이 없는 상태로 도전하게 됐었어요. 주연을 맡게 된 지금도 그런 절실함은 똑같아요."

마동석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처음 연극 무대에 올랐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친척 도움으로 떠난 미국에선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돈이 안 될 때는 운동을 하면서 막노동도 하고 식당 설거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 유명 이종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의 개인 트레이너를 맡기도 했다.

"트레이너가 잘 되어 다른 일들을 하지 않게 될 때 쯤 초등학교 친구가 연락이 왔어요. 연기를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예전 연기하던 제 모습을 떠올렸나 봅니다. 그 친구가 기획사 싸이더스의 김상희 이사에요. 그렇게 오디션을 보고 '천군'이란 영화에 캐스팅 돼 데뷔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 전에 영화 찍고 개봉 못 한 작품이 하나 있지만요."

올해로 마흔 일곱 살의 마동석은 인생의 여러 굴곡점을 거쳐왔다. 어려웠던 시절을 질문하자 "많은 사람들이 겪는 부분"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갈급함은 있었다.

"저는 갖춘 게 별로 없어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재능이라는 게 참, 아무것도 안 해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노력을 해서 어느 정도 만들어 가는 사람이 있죠. 또 노력을 하다 보니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혼자 싸우다 답 근처에 왔는데, 내 노력으로 온 건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충무로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배우 중 하나다. 한때는 마동석이 나온 영화와 나오지 않은 영화로 나뉘기도 할 정도였다.

"대중들이 좋아해 주시는 캐릭터들은, 제 조각들이 확대되어 나오는 것 같아요. 배우는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매 작품마다 분석하고 창조하죠. 제일 힘들고 가장 큰 고민입니다."

'마블리'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불러주시면 내심 좋긴 한데 좀 웃겨요. 가끔 중고등학생이 멀리서 '마요미~~'라고 소리치기도 해요.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요. 내가 손을 흔들어버리면 '마요미'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같고, 안 해주면 그 학생들이 섭섭해할 것 같고 애매합니다. 그래서 애매~하게 인사하고 지나가요."

마동석은 이같은 인기에 대해 '의외성'을 꼽았다. "실제로 제가 귀여워서 '마블리' 나 '마요미'라고 부르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웃음)"

이처럼 그는 여성 팬들 만큼이나 남성 팬들의 큰 환호를 받는다. 비현실적으로 커 보이는 그의 우람한 체형과 힘이 이유일테다. 하지만 그가 근육을 단련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근육이 빠지면 몸이 아파요. 오래전 양어깨 골절부터 척추 골절, 양 무릎 연골 파열 등 많이 다쳤어요. 실제로 대소변 받는 것 차고 오래 누워있기도 했죠. 수술해놓고 재활 못 하고 영화를 찍다 보니 여기저기 문제에요. 그래서 이 근육을 유지해야 제가 살아요. 예전처럼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은 아니고 적당하게 근육을 자극하는 정도죠."

이렇게 아픈데도 그는 액션에 대한 고집이 분명했다. '범죄도시' 에서도 5시간 동안 범인을 쫓는 신을 찍다 종아리 근육이 터지기도 했다.

"긴 구간을 뛸 때는 덩치가 비슷한 대역 친구가 연기해줬어요. 사실 뛰는 것만 아니면 액션, 잘 할 수 있거든요. '러셀 웨폰'과 '배드보이스'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데 재미도 있고 유머도 있는 한국적인 액션 영화를 하고 싶어요."


11월2일 개봉하는 영화 '부라더'에서는 마동석표 코믹 연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코미디를 워낙 좋아해서 '부라더'처럼 퓨어한 코믹 장르를 한 번씩 해보고 싶었어요. 제 캐릭터상 애써 찾지 않더라도 연기 인생은 느와르나 액션이 함께 할 것 같거든요. 하지만 결국엔 어린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사회에서 여로모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미 마동석은 영화계에서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확보한 상태다. 그를 대체할만한 이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배우로서 가진 게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한 것도 스스로 대견하다고 느낄 정도예요. 잘되든 아니든 싸워나가다 보면 뭔가가 생기는 것 같아요. 잘 버틴 배우로 남고 싶어요. 겸손히, 묵묵히 오래 하는 배우요."

연달아 이어지는 홍보 일정 탓에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은 '잠자는 것'이라는 마동석. 쉴 때도 운동 외에는 특별히 하는 것이 없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영화를 통해 도전을 많이 하잖아요. '체험 삶의 현장'을 매일 하는 기분이죠. 그래서 평소엔 루틴 한 것을 좋아해요. 집 지하에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운동하고 밥 먹고 TV 보고 합니다. 영화 기획 하는 것이 재밌어 집에서 회의를 많이 해요. 내년에 나올 영화 '팔씨름'도 제가 기획한 작품입니다. 제작자로서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닌데 딱 기획까지만이에요. 쉴 때는 명상을 하면서 계속 영화를 구상하고 있어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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