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치고 글로벌 2위 도약 전망
중국 화웨이가 인공지능(AI)가 탑재된 ‘메이트 10’을 공개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화웨이가 프리미엄폰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X, 갤럭시노트8과 어떤 경쟁 구도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화웨이는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메이트10', '메이트10 프로', '메이트10 라이트', 스페셜 모델인 '메이트10 포르쉐 디자인' 등 총 4가지의 메이트10 시리즈를 공개했다.
메이트10은 아이폰X와 갤럭시노트8에 달리지 않는 사양을 갖췄다는 평가다. 메이트10은 5.9인치 O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에 4GB 램, 64GB 내장메모리를 장착했다. 전면 하단에는 지문인식 센서도 적용했다.
메이트10 프로는 18대 9 화면 비율에, 테두리를 최소화한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다. 6GB 램, 128GB 내장메모리와 함께 지문인식 센서를 후면에 배치했다.
메이트10 시리즈는 전면 800만·후면 2000만 화소를 내장한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어두운 곳에서 밝고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는 F.16 조리개 값을 지원하며, 4000mAh 대용량의 배터리를 갖췄다.
메이트10 시리즈의 가장 큰 강점은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칩 ‘기린970’이다. 10nm 공정을 사용하여 제작된 이 칩셋은 55억개의 트랜지스터를 단 1cm² 면적으로 집약해 전작 기린 960보다 에너지 효율은 50%, 처리 능력은 20% 향상됐다. 동일한 AI 컴퓨팅 작업을 훨씬 빠르고 적은 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메이트10의 출고가는 699유로(한화 약 93만2000원), 메이트10프로는 799유로(한화 약 106만5000원) 수준이다. 포르셰 디자인은 1395유로(한화 약 185만6000원)에 이른다. 메이트10은 10월 말 스페인,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출시된다. 메이트10프로와 포르셰 디자인 메이트10은 11월 중순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화웨이가 메이트10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분석가 닐 샤는 "화웨이의 AI 연구개발과 상용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곧 애플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화웨이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자국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리면서 세계 2위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2분기 'P10'과 '메이트9'의 성공으로 점유율을 전년동기 9.4%에서 10.7%로 늘리며 3위를 지켰다. 애플과 차이는 0.7%포인트에 불과하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14% 감소하는 등 중국 시장 내에서 최근 몇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애플 입장에선 전체 매출 20% 이상을 차지한 중국 시장에서 추락이라 더 뼈아프다. 특히 화웨이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애플의 점유율을 갉아먹은 게 컸다.
세계 1위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애플이 주력하는 프리미엄 모델 뿐 아니라 중저가 모델까지 지속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와 경쟁 모델이 겹치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중저가 모델들은 중국 업체 특유의 가성비를 무기로 삼성전자를 조여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20.2%)와 삼성전자(3%)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는 애플이 화웨이에게 추격당하는 모양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화웨이 뿐만 아니라 오포, 비보, 샤오미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중국 제조사들이 게임체인저(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 요소)로 급부상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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