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묶인 한국과 격차 커져
정부 전폭 지원 받는 일본 기업
난치병 치료·신약 개발 성과
[ 임락근 기자 ] 일본 교토에 본사가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메가카리온. 임직원이 29명에 불과한 이 회사는 최근 헌혈로만 얻을 수 있던 혈소판을 차세대 줄기세포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와 겐지로 메가카리온 대표는 “혈액 분야에서는 혈액형 발견 이후 100여 년 만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차세대 줄기세포로 꼽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 분야에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파킨슨병, 혈소판감소증, 심장병 등 난치병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iPS세포로 죽은 세포를 재생해 질환을 치료하는 원리다.
iPS세포 제조법을 발명한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이후 일본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한 데 힘입은 결과다.
일본은 2014년 세계 최초로 황반변성 환자에게 iPS세포로 만든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에는 다른 사람 세포로 제조한 iPS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했다. 줄기세포 치료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iPS세포 등 차세대 줄기세포 연구가 지지부진하다. 연골 재생 등 1세대 줄기세포로 분류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머무는 수준이다.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윤리법 등이 강화된 데다 차세대 줄기세포 분야의 정부 지원이 줄어든 탓이다. 등록된 iPS세포 관련 특허는 일본이 37건인 데 비해 한국은 6건에 불과하다.
송지환 차병원 줄기세포 연구소 교수는 “일본 정부는 수천억원의 지원금을 쏟아부으며 차세대 줄기세포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도 기초연구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토·도쿄=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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