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Watch
한식구 되는 한국·일본 버거킹
어피너티 '한·일 세트경영'
한국 버거킹 대주주 어피너티, 20년간 일본서 버거킹 운영
식재료 공동 구매·무인판매대 등 한국식 운영 노하우로 일본 진출
500억 투자해 매장 200개 확대…투자금 회수땐 한·일 묶어 팔 듯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16일 오후 3시45분
지난해 한국 버거킹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일본 버거킹까지 삼켰다. 어피너티는 고전하고 있는 일본 버거킹에 한국 버거킹 운영 노하우를 수혈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버거킹 대주주인 캐나다 증시 상장사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과 버거킹재팬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한 나라의 매장 신설과 운영, 광고, 상품개발 등 일체의 가맹 사업권 운영권을 판매하는 사업 방식이다.
어피너티는 앞으로 20년간 일본 시장에서 버거킹 가맹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RBI와 버거킹은 17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어피너티가 지난해 한국 버거킹을 210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일본 버거킹 운영권까지 인수한 데엔 한국 버거킹 모델을 일본에 이식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일본 버거킹 매장은 100개에 불과하다. 경쟁사 맥도날드 매장이 3000여 개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세계에서 이처럼 큰 격차를 보이는 시장은 일본이 유일하다. 2016년 말 현재 버거킹은 세계 100여 개국에 1만573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20여 개국에서 3만6899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맥도날드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의 맥도날드 매장은 1만4146개인 데 비해 버거킹은 7476개, 한국 역시 431개 매장을 보유한 맥도날드에 비해 버거킹(271개)은 절반 수준이다. 버거킹에 일본이 최악의 시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어피너티는 이런 격차를 도리어 기회로 봤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년 반 동안 한국 버거킹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피니티가 일본에서 버거킹을 제대로만 운영하면 지금보다 몇 배 이상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피니티가 한국 버거킹을 인수한 뒤 시도한 첫 번째 변화는 무인판매대 도입이다. 자체 개발한 무인판매대로 주문시간을 크게 줄인 덕분에 한국 버거킹은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80억원 이상의 연간 순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어피너티는 한국산 무인판매대를 일본 버거킹의 새 매장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호주산 소고기 등 식재료를 공동 구매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영업비용도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어피너티는 초기 투자금으로 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어 5년 내 매장 수를 200개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향후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때는 한국과 일본 버거킹을 묶어 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한·일 버거킹이 한 식구가 된 것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버거킹이 유독 일본에서 맥을 못 춘 것은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 버거킹의 가맹사업권은 당초 롯데그룹 계열사인 한국 롯데리아 소유였다. 2010년 일본 롯데리아로부터 사들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산하 한국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버거킹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일본 롯데리아와 공생하는 구도였다. 롯데그룹 지원에 힘입어 버거킹재팬 매장 수는 순식간에 35개에서 100개로 늘기도 했지만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한국 롯데리아가 버거킹을 키우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버거킹 본사와 맺은 일본 가맹사업권도 자연스레 해지됐다.
어피너티는 본사를 홍콩에 두고 있지만 박영택 공동회장을 정점으로 한 한국인 경영진이 국내 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오비맥주를 되팔아 4조80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둔 데 이어 페이스샵 하이마트 로엔엔터테인먼트 등의 투자로 잇단 성공을 거뒀다. 올초에는 GE캐피털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23.99%를 3766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포장용기 전문업체 락앤락 경영권(지분 63.56%)을 6293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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