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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시장 장악한 페이팔, 아마존 반격 막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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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페북·우버 등과 제휴 확대
2억명이 1000억달러 규모 결제
'FANG' 제치고 월가 주목 1위

막강 가입자 수 확보한 아마존
자체 시스템 구축으로 '도전장'



[ 허란 기자 ] 미국 월가가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 이어 주목하는 회사가 있다. 신용카드회사부터 은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아마존 같은 기술 대기업까지 뛰어든 결제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페이팔이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지급결제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원스톱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연초 이후 주가 74% 급등

페이팔 주가(13일 기준 68.66달러)는 연초 이후 73.95% 급등하며 월가에서 주목받는 아마존(33.74%) 페이스북(51.01%)의 상승률을 압도했다. 시가총액은 830억달러(약 93조5825억원)로 신용카드회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넘어섰으며, 월가 대표 은행인 모건스탠리 및 골드만삭스와의 격차도 좁히고 있다. 2년여 전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에서 떨어져 나왔을 당시 시가총액(470억달러)에 비해 두 배가량 불어났다.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기업분석보고서에서 “페이팔은 왕성한 10대와 같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몇 안 되는 대기업”이라고 평가했다. 페이팔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억1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송금이 급증한 덕분이지만, 진짜 이유는 회사 내부 전략에 따른 것이다.

아멕스카드에서 영입된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년 전 변신을 꾀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목표는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쇼핑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혁신적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상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에서 협력 관계로

페이팔의 전략은 ‘전방위 협력’으로 요약된다. 전에는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전략을 폈다면 이제는 카드사, 은행, 기술기업 등과 연계된 개방형 플랫폼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페이팔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린 펠러 바클레이즈은행 애널리스트는 “페이팔이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이나 텐센트처럼 변하기 시작했다”며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충성 고객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은 지난 2년간 18개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으며 영토를 넓혔다. 마스터카드 비자 디스커버 등 신용카드회사,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등 모바일지갑, 페이스북 우버 바이두 등 기술회사 등이다. 그 결과 2분기 페이팔을 통한 전체 결제 규모는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유효 고객은 2억1000만 명에 달한다.

폭넓은 파트너십을 통해 페이팔은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결제 플랫폼을 넘어섰다. 이전에는 주로 청구서 결제나 개인 간(P2P) 송금 때 페이팔을 썼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우버 택시를 이용하고 페이팔로 결제한다. 해외 결제, 개인 대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진짜 경쟁자는 아마존

시장 전문가들은 페이팔의 진짜 경쟁자는 아마존이나 애플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추가적인 수수료 수익을 챙기기 위해 자체 플랫폼에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정보업체 데이터앤와이즈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상거래에서 이뤄지는 지급결제의 73.58%를 페이팔이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의 지급결제 서비스인 아마존페이먼츠 점유율은 1.28%에 불과하지만, 업체 순위에서는 지난해 14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아마존페이먼츠로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한 고객은 3300만 명으로, 페이팔의 유효 고객수(2억1000만 명)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페이팔은 소매상들에 아마존과 같은 역할을 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페이팔 서비스를 이용하는 1700만 명의 소매상인에게 온·오프라인상 모든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전략이다. 지난 8월 소형 사업체에 대출을 제공하는 스위프트파이낸셜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내 소매업자의 국경 간 거래 업무도 지원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결제시장을 놓고 아마존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스 스테일리 바클레이즈 CEO는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 연례회의에서 “은행의 지급결제사업이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기술기업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며 “지급결제 분야는 지금부터 15년간 금융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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