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LPGA 스타 한국계 2인
작년 시험공부 해가며 준우승
지난주 발가락 부상…문제없어
[ 최진석 기자 ] “저의 인생 샷? 아직 없어요. 대학도 졸업했으니 이번엔 인생 샷 날려서 우승해야죠.”
재미동포 2세 앨리슨 리(한국명 이화현·사진)는 생애 최고의 샷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입성한 그는 아직 우승이 없다. 지난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1년 만에 이 대회에 다시 출전한 그는 12일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일요일(8일) 베트남에서 오른발 새끼발가락을 부상당했다”며 “이동하는 게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샷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지은희(31·한화), 김자영(26·AB&I)과 동반 라운드를 한 앨리슨 리는 보기 4개, 버디 2개로 2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공동 59위다.
그는 이날 진통제에 의지한 채 18홀을 절뚝거리면서 소화했다. 퉁퉁 부어오른 발 때문에 신발이 꽉 끼자 칼로 외피에 구멍을 내고는 샷을 이어갔다. 앨리슨 리는 “저녁에 발가락 붓기를 좀 더 빼면 통증이 가라앉을 것 같다”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클럽을 전격 교체했다. 앨리슨 리는 “PXG 아이언을 잡은 뒤 비거리가 8~10야드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며 “그린 공략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했다. 특히 지난 5월부터 잡기 시작한 집게그립의 효과가 좋다고 그는 귀띔했다. 롱 퍼트, 쇼트 퍼트 모두 감이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UCLA에서 정치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여름학기를 끝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올 하반기가 대학 졸업 후 맞는 첫 시즌”이라며 “이제는 경기가 끝난 뒤 호텔방에서 과제와 시험공부를 하지 않아도 돼 참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기간에도 앨리슨 리는 중간고사 시험 준비로 바빴다. 그는 “투어와 대학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대학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졸업으로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하다 보니 체중이 부쩍 늘어난 게 살짝 고민이긴 하다. 그는 “비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며 웃었다.
영종도=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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