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 김태호 기자 ] 키움증권에는 늘 ‘온라인 1위’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0년 점포 없는 증권사로 출범해 온라인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터넷 혁명’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한 업체로 꼽힌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고 속에 증권업계가 특히 이 회사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키움증권은 최근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요즘 화두는 ‘핀테크(금융기술)’다. 금융시장 및 기술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온라인을 벗어나 증권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표적인 변화가 업무의 디지털화다. 작년 2월 비대면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많은 증권사가 무료 수수료를 내세우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중에서 가장 빛이 난 증권사가 바로 키움증권이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비대면 계좌가 개설됐다. 회사의 전체 계좌 중 약 70%가 비대면으로 개설될 정도로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 수수료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인증기술을 적용한 게 성공의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업무도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순수하게 온라인과 모바일만으로 ISA 계좌 개설부터 이체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 접목도 활발하다. 지문과 홍채를 활용한 생채 인식 기능을 모바일 증권거래시스템(MTS)에 적용해 편리하면서도 안정적인 금융거래를 돕고 있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2년 전 사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많이 조회하는 종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등을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제공 중이다.
인공지능(AI) 분야도 키움증권의 핵심 기술자산이다. 업계 최초로 특허를 출원해 로보어드바이저(로봇이 해주는 자산관리) 기술을 도입했고, 8월에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 상품 3종을 선보였다. 21개 증권사 및 선물사가 참여하는 금융투자업계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 컨소시엄에도 참여했다.
다양한 업체가 기술을 모아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플랫폼 형태의 신사업도 진행 중이다. 작년 8월 금융공학과 AI 기술을 결합해 선보인 종목 발굴 알고리즘 스토어 ‘로보마켓’이 대표적이다. 로보마켓엔 알고리즘 종목 발굴 엔진을 보유한 14개의 디지털금융전문업체가 입점해 있다. 키움증권 고객들은 각 서비스를 체험해 본 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고 가입할 수 있다.
이 같은 핀테크 혁명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 3월 일본 대형 금융사인 SBI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로보어드바이저 온라인 자산관리 등 핀테크 부문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플랫폼 수출도 추진 중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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