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레이서 소속 서른살 여장부
20년 이상 된 '올드카' 애호가
현대차 남양연구소 직원들 교육 맡기도
"닛산 GTR32는 캐나다 밴쿠버 유학시절이던 열일곱 살에 운전 면허를 따고 생애 처음 구입한 차였어요. 나중에 차가 망가져 못 타게 되더라도 계속 보유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 스피드파크에서 만난 인스트럭터 박보람 씨(30·드림레이서 소속)에게 닛산의 스포츠카 'GTR32'는 특별했다.
10년 전 차를 팔고 한국에 온 그는 배기량 2600cc GTR32를 다시 중고차로 구매해 지금까지 타고 다닌다. 캐나다와 한국에서 두 번이나 구매했을 만큼 이 차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GTR32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보기 힘든 차에요. 25년 이상 연식이 오래됐거든요."
그는 "닛산 GTR32은 모든 남성들의 드림카"라며 "1989년부터 나온 올드카"라고 소개했다.
요즘 연식이 오래된 차를 몰고 다니는 운전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박씨는 올드카 애호가다. 1990년대 공랭식 포르쉐(964·930), 혼다 S2000 등 예전 스포츠카를 좋아한다. 닛산 GTR32를 타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 마쓰다의 미니 스포츠카 '유노스'를 4년가량 보유한 적도 있다.
박씨는 최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포르쉐 고객 초청 드라이빙 행사에서 인스트럭터로 일했다.
그가 하는 일은 한국인 인스트럭터와 달리 주로 외국인 초청 드라이빙 행사를 전담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1년간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고 있어서다.
영어가 필수인 포르쉐 인스트럭터 일은 그에게 좋은 기회였고 내년에도 포르쉐와 함께 일을 할 예정이라고.
그는 "누군가를 가르치고 교육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 영어 강사를 잠시 하다가 자동차 관련 책을 번역하면서 전문적으로 인스트럭터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고성능팀의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운전 교육을 맡기도 했다 .
주행 코스가 험하기로 유명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차를 타본 경험이 있어서 트랙 라이선스를 따야하는 현대차 직원들을 교육하게 된 것이다.
그가 몸담고 있는 드림레이서는 카트클럽과 레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팀이다. 어릴 적부터 남자한테 지는 것을 유난히 싫어했던 그는 남자들 못지 않게 스포츠를 즐기는 여장부다. 카트 타는 취미 외에도 250㏄ 이상 모터사이클을 타기도 한다.
일이 없는 날에는 잠실, 파주 등 가끔씩 카트장을 찾는다. 인스트럭터는 운전 교육관이어서 평상시에도 주행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스트럭터 일을 하다 보면 카트 운전이 필요하다"며 "운전은 기본으로 잘해야 하고, 카트를 타면서 운전 감각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는 나이 많은 베테랑 인스트럭터가 많다. 나이를 먹어도 이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직업을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인정받는 인스트럭터가 된다면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파주=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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