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 원샷 원킬 족집게 레슨
여고생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데뷔…준우승만 네번
"무릎 부상 호전돼 샷감 되찾아…프로 첫승 여유있게 기다릴 것"
[ 이관우 기자 ]
취미도, 특기도, 직업도 골프다. “시간이 나면 영화를 보고, 그래도 남으면 골프를 한다”는 박결 프로(21·삼일제약) 얘기다. 말 그대로 ‘기-승-전-골프’다.
아버지가 운영했던 스포츠센터 코치가 골프의 세계로 그를 이끌었다. 그게 9세 때. 이후 골프는 일상이자 삶 전부가 됐다. 그는 “다른 건 잘 집중하지 못하는데 골프는 누가 옆에서 말을 걸어도 잘 안 들릴 때가 있을 정도로 몰입이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저씨 팬들은 그를 ‘바비인형’에 종종 비유한다. 균형 잡힌 몸매와 뚜렷한 이목구비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가 더 행복하다고 했다.
실력이 외모만 못한 것도 아니다. 중학교 때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고등학교 때 국가대표에 선발돼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개인전)과 은메달(단체전)을 따냈다.
“(대표가 된 뒤) 한 달에 25일 합숙훈련을 했고 1주일에 6~7라운드씩 쉴 새 없이 돌았어요. 지금 실력의 8할이 그때 만들어졌다 해도 과장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시간문제라고 여겼던 프로 첫 승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루키 시즌이던 2015년부터 지금까지 준우승만 네 번이다. “올초 감이 너무 좋았어요. 삼천리투게더오픈 때도 정말 우승할 것 같았는데, 아직 때가 아닌 건지….”
하필 무릎 부상까지 도지면서 성적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다행인 것은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감이 다시 좋아지고 있다는 점.
믿는 구석이 퍼터다. 그의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는 29.83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체 8위다. 드라이버 비거리(243.32야드·65위), 그린적중률(72.98%·32위)에 비하면 톱클래스인 셈이다. “다른 클럽은 들쭉날쭉한 편인데, 퍼팅만큼은 꾸준한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의 퍼팅 방식은 다른 선수들과 약간 다르다. 머리가 살짝살짝 움직인다.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는 게 퍼터의 철칙 아닐까. “전 눈동자로 퍼터헤드를 따라다녀요. 공을 따라 머리가 크게 움직이는 건 없어지거든요.”
머리는 롱퍼팅에서 눈동자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최소한의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머리가 좌우나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게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게 원칙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머리가 공을 따라가는 습관이 있었다. 이 ‘치명적 약점’을 고치려다 오히려 시행착오만 쌓여갔다. 차라리 일관되게 따라가 보자고 생각을 고쳐먹은 뒤 자신만의 퍼팅법을 완성했다.
“퍼팅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일관성인 듯해요. 우스꽝스러운 습관이라도 매번 똑같이만 한다면 일정한 방향과 거리가 만들어지잖아요.”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생애 첫 승이다. 일본 투어 진출이 그다음 목표다. 미국 투어보다는 가족을 자주 볼 수 있는 이웃 나라 투어가 마음을 끌었다.
그는 “쫓아간다고 우승이 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목표는 확고히 가져가겠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고 말했다. 박결의 호시우행(虎視牛行)이다.
용인=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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