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 인수 계약 체결
[ 좌동욱 기자 ]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의 의결권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한도가 향후 10년간 15% 이내로 제한된다. 해외 기술 유출 우려를 해소하고 세계 각국의 독과점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조치다.
도시바는 28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지분 100%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은 전날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이 이사회에서 각각 SPA를 승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새로 알려진 건 SK하이닉스의 의결권 지분을 제한하는 계약서 세부 조건이다. 도시바는 “SK하이닉스가 경영권 매매가 완료된 뒤 10년 동안 도시바메모리 지분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으며 도시바메모리의 기밀정보에 접근하는 것도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10년간 지분 소유을 제한하는 조건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반응이다. 15% 초과해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없다면 경영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반면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경쟁당국의 독과점 심사를 통과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7일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2~3년 후 기업공개 과정에서 도시바의 의결권 지분 15%를 보유할 권리를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도시바메모리의 총 매각대금은 2조엔(약 20조3000억원)이다. 매각 대금 일부를 재투자하는 도시바(40.2%)와 일본의 광학기기업체 호야(9.9%) 등 일본계 기업이 도시바메모리의 의결권 지분 50.1%를 보유하는 구조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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