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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의 글로벌 프런티어] 뇌와 인터넷이 연결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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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미국의 과학자 로버트 칼슨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펴낸 ‘메가테크 2050’에서 인간의 뇌가 인터넷에 접속되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그가 전망하는 미래는 불과 30년밖에 남지 않은 2050년의 세계다. 칼슨은 뇌가 인터넷에 접속하면 도서관이나 슈퍼컴퓨터 우주망원경과 직접 연결돼 인간 능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하지만 동시에 스팸이나 바이러스 등도 함께 침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칼슨의 예측은 물론 공상과학의 얘기만은 아니다. 미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4년부터 뇌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을 연구해 오고 있다. 대뇌 피질에 자극을 주는 초소형 무선 신경 인터페이스의 개발이다. DARPA는 이 인터페이스를 ‘피질 모뎀(corpus modem)’이라고 불렀다. DARPA는 올해 이 연구를 위해 미국 대학 6군데를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신경세포에 전자 장치를 계속 연결시킨 의료 현장에서 터득한 기술과 데이터가 기반이었다. 인공신경망 기술은 청각이나 시각장치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고 로봇의 팔다리를 뇌로 직접 조작하는 실험도 계속되고 있다.

DARPA뿐만 아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핫이슈는 브레인 디지털이다. 인공지능(AI)이 금세기 인류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지금 AI를 규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올해 인간의 뇌에 뉴럴 레이스(신경그물망)를 이식해 뇌신경과 컴퓨터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머스크는 올해 3월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 기업 ‘뉴럴링크’를 본인이 100% 투자해 설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인간의 뇌 수준을 컴퓨터 이상으로 끌어올리려 한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결제 기업을 창업해 이베이에 매각한 브라이언 존슨도 1억달러를 투자해 뇌 임플란트업체 커널을 인수했다. 커널의 목표는 알츠하이머 치매나 뇌졸중 등으로 기억 능력이 떨어진 사람을 위한 뉴런(신경세포) 임플란트를 설계하는 것이다.

하지만 뇌가 인터넷이나 디지털 장치와 연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자적 계산을 하는 컴퓨터 세계와 생물학적 연산 처리를 하는 세포의 세계는 계산 방식이 다르다. 0과 1로 짜인 디지털 정보가 뇌 세포에 들어오면 완전히 새롭고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식된 디지털 뇌의 업데이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관건이다. 칼슨은 정부가 이 같은 뇌의 업데이트에 침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하튼 실리콘밸리는 더욱 바빠질 것 같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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