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 폐차돼도 신규 발주 안 돼
올해 말 전시 대비 수량 못 미쳐
친환경 기관차 도입도 시급
[ 안대규 기자 ] 안보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시 등 비상상황에 가동해야 할 디젤기관차마저 부족한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특대형 디젤기관차 5대가 추가로 폐차되면서 전시 대비 필요 수량(227량)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부족 수량은 올해 말 2량에서 2020년 50량, 2025년 177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시에 사용 가능한 특대형 디젤기관차 수량은 이달 말 기준 230량에서 2020년 201량, 2025년 66량으로 급감한다. 이는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20년 이상 된 노후 열차 폐기에 따른 것으로 비상시 운용할 친환경 디젤기관차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젤기관차는 전시 등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며 “노후 기관차 폐차로 인한 안보 및 수송역량 공백은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서둘러 신규 디젤기관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 대비계획인 ‘충무4600’에 따르면 전시에는 전력 공급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해 디젤 연료로 움직이는 기관차가 국가 주요 물류 수송을 맡게 된다. 기존 KTX 등 고속열차나 새마을호, 지하철 등 동력분산식(EMU) 열차는 철로 위에 깔린 전기선을 통해 공급된 전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정전 시 가동이 불가능하다.
평소 화물 수송용으로 쓰이는 디젤기관차는 충무4600에 따라 전체 기관차의 절반가량인 227량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철도기술연구원에 ‘전시 디젤기관차 소요량’ 연구 용역을 의뢰해 이 같은 수량을 결정했다.
기관차 노후화로 인한 환경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이 보유한 디젤기관차 중 생산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차량은 205량에 달한다. 이들이 발생시키는 배기가스는 연간 4500t으로 일반 디젤자동차 60만 대가 내뿜는 수준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족한 예산으로 노후 디젤기관차를 폐차하고 신규 열차를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선 최대한 유지보수를 통해 25년이 지나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2021년까지 49대를 추가 도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를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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