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27일 세미나 개최
업무 맡고있는 회계사들 반발
[ 김주완 기자 ] 변호사들이 아파트 회계감사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변호사 수 급증으로 법조 시장이 좁아지면서다. 아파트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공인회계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7일 서울 테헤란로 대한변협회관 대강당에서 ‘아파트 감사제도 도입 관련 세미나’를 연다.
변협은 “외부회계감사, 입주자대표회의 감사 제도 등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관리비 횡령, 회계조작, 위법한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문제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공동주택관리법 등 관계 법령 및 관리규약에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 자격자를 외부업무감사로 두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학계,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300가구 이상의 아파트는 외부회계감사 대상이다. 전국 8500여 개 아파트 단지가 매년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받고 있다. 관리비 횡령 등 각종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외부 감사를 둘 필요는 없다. 아파트 주민단체 등에서 개인 회계사나 회계법인을 고용해 감사를 받는 구조다.
변호사업계가 아파트 회계감사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법조계의 일감 부족 때문이다. 매년 변호사가 1600여 명씩 쏟아지고 있지만 법조 시장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등록 변호사는 2만3000명이 넘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실적은 2건을 밑돈다. 변협이 지난 4월 변호사 476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87.4%인 416명이 “아파트 감사를 해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아파트 회계감사 업무를 도맡고 있는 공인회계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강한 로비 능력을 앞세워 변호사 자격증을 ‘만능 자격증’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호사는 회계사뿐만 아니라 변리사, 세무사, 행정사, 공인노무사, 법무사 등과도 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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