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집에서 피부관리"
미용 가전 브랜드 '프라엘' 출시
LED마스크·모터 단 클렌저 등 피부 탄력·주름 개선 효과 '탁월'
필립스·파나소닉 등과 경쟁
LG생활건강과 마케팅 제휴
2018년엔 화장품 매장서도 판매
[ 노경목 기자 ]
“여자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죠. 당신도 달라질 수 있어요.”
내년 불혹을 맞는 영화배우 이나영 씨가 탄력있는 피부를 과시하며 화면 너머로 속삭였다. 전형적인 화장품 광고의 시작이다. 하지만 곧이어 등장한 것은 소형 전자기기들이었다. LG전자가 25일 처음 내놓은 미용 가전기기 브랜드 프라엘(Pra.L: 근본을 뜻하는 prime과 여성을 뜻하는 lady의 합성어) 제품이다. 스마트폰부터 TV까지 소비자를 겨냥한 대부분의 전자제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새로 떠오르는 미용가전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포석이다.
◆“최대 8배 얼굴 탄력 개선”
LG전자는 프라엘 제품 라인업을 내놓으며 ‘코어 탄력’을 마케팅 키워드로 내걸었다. 기존 미용가전이 외피에만 주목했다면 LG전자 제품은 그 아래 진피까지 자극을 주며 탄력 개선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프라엘 시리즈의 대표 제품은 사람 얼굴 모양의 ‘더마 LED 마스크’다. 붉은색 LED(발광다이오드) 60개, 적외선 LED 60개가 촘촘히 박혀 있다. 마스크를 쓰면 120개 LED가 동시에 켜지며 적외선을 발생시킨다. 장파장인 붉은색 LED가 외피에만 작용해 주름을 줄여줬다면 단파장인 적외선 LED는 진피까지 침투한다. LG전자 제품에 처음 적용됐다. LED가 많이 들어가 빈틈없이 얼굴을 비추는 게 특징이다.
‘토탈 리프트업 케어’는 미세전류만 사용하는 기존 주름관리 제품과 달리 고주파와 LED까지 작동하며 피부 탄력을 높인다. 미세전류가 피부 겉에만 작용했다면 고주파와 LED는 피부 안쪽으로 들어와 주름 개선에 도움을 준다.
‘갈바닉 이온 부스터’는 같은 극의 이온끼리 서로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해 화장품을 피부 속 깊이 침투시킨다. 같은 화장품을 사용하더라도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뜻한 열로 모공을 느슨하게 하고 초음파로 틈을 낸 뒤 음이온을 발생시켜 같은 음이온 성질의 화장품 성분을 넣어준다. ‘듀얼 모션 클렌저’는 두 개의 소형 모터가 브러시에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며 전후좌우로 움직여 화장품 잔여물과 각질, 블랙헤드 등 노폐물을 제거한다. 손보다 열 배 깨끗이 얼굴을 씻을 수 있다.
일정 기간 제품을 사용한 여성 100여 명의 진피치밀도(피부 탄력을 나타내는 정도)를 LG전자가 측정했더니 제품에 따라 2배에서 8배까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몸에 닿는 제품인 만큼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LG전자는 모든 제품에 음성 가이드 기능을 적용했다. 듀얼 모션 클렌저를 이마에 갖다 대면 “이마에 10초 사용하세요”라고 한 뒤 시간이 지나면 “이제 볼에 제품을 대세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살균 기능이 있는 자외선 LED가 얼굴에 닿는 부분을 살균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승기 잡는다
독일 필립스, 일본 파나소닉 등 해외 전자업체들이 2010년대 초반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는 세계 미용가전 시장 규모는 5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른 전자제품에 비하면 시장이 크지 않지만 성장세가 빠르다. LG전자는 4500억원 정도인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공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품 개발을 이끈 서영재 LG전자 융합사업부장(상무)은 “유럽은 필립스, 일본은 파나소닉 등이 선두 업체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 지배자는 없는 상태”라며 “외국 제품이 70~80%를 장악한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프라엘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차츰 해외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LG생활건강을 비롯한 화장품 회사와의 제휴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이후에는 화장품 매장 등으로 판매 채널도 다양화한다.
LG전자는 2012년부터 관련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시장 조사 등을 했고, 지난해 초부터 제품 개발에 나섰다.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를 개발한 서 상무를 비롯해 개발자 대부분은 스피커 등 소형 가전을 제작하던 사람이다. LED 광학제어, 저전력 구동, 진동제어, 고주파 기술 등 다른 가전에 쓰이던 기술들이 미용 가전에서 만나 품질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설명이다. 개발팀 관계자는 “팀원 대부분이 남성이어서 화장과 미용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며 “개발 초기에는 여성을 심층 인터뷰하고 모자라면 아내에게도 물어보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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