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아파트 등장
현대건설·GS건설, 반포1 재건축
해외 유명 건축가와 설계안 제시
한강 바라보며 야외수영 즐기고 외관은 물결 형상화해 곡선미 ↑
[ 설지연 기자 ]
서울 강남권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3세대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집이 부족하던 1970~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기능성을 극대화한 성냥갑 모양이었다. 2000년대 들어 커뮤니티시설과 조경을 강화한 2세대 아파트가 강남에 등장했다.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이 커뮤니티시설로 들어섰다.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하고 지상을 공원처럼 꾸몄다. 외관도 오피스처럼 매끈해졌다. 올 들어선 2세대 아파트를 뛰어넘는 차세대 아파트가 등장하고 있다. 인피니티풀 스카이브리지 등 특급호텔보다 나은 커뮤니티시설을 갖추고, 한강 바다 등을 형상화하거나 라운드형 설계를 도입하는 등 겉모습도 진일보했다.
◆최고급 시설 한가득
서울 강남권에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설계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최상층에 동(棟)과 동을 잇는 구름다리인 스카이브리지와 물과 하늘이 이어진 것처럼 설계된 인피니티풀이 들어선다는 점이다.
GS건설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조합원에게 ‘하늘 위의 커뮤니티 시설’이란 주제로 국내 최대 규모인 145m 길이의 스카이브리지 5개를 설치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아파트 최상층부인 36층에는 스카이 인피니티풀 2개를 조성해 하늘 위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야외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롯데건설도 서초구 한신4지구에 총 4개의 스카이브리지를 설치해 각각 특색을 갖춘 커뮤니티시설을 들이기로 했다. 이곳에선 입주민이 한강과 서울 전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반포주공1단지와 마찬가지로 최상층부에는 인피니티풀도 들어선다.
부산에선 현대산업개발이 이달 시공권을 따낸 시민공원 촉진 3구역에 스카이브리지를 설계해 피트니스센터를 들여놓기로 했다. 건물 하단부에는 인피니티풀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스카이브리지와 인피니티풀은 해외에서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등 일부 최고급 호텔에만 들어서 있다. 국내에선 아파트는 물론 호텔에도 이 두 개 모두가 도입된 곳이 없다.
◆예술작품된 외관
외관 특화 경쟁은 커튼월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 커튼월은 통유리로 외벽을 시공해 조망권을 극대화하는 공법이다. 2000년대 들어 대형 건설회사들이 서울 강남 등 부촌에 적용했다. 최고급 주상복합 단지인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와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등에 적용됐다.
최근에는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에서나 볼 수 있는 외관 특화 경쟁이 시작됐다.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 나선 현대건설은 한강의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고층 건물은 한강 물결을 형상화하고 일부 저층 건물은 한강변에 떠다니는 요트 형태의 모습을 담아 생동감과 역동성을 살리는 안을 제시했다. 외벽이 유리로 시공된다는 특성을 살려 밤에도 경관 조명이 빛나는 한강변의 명소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는 GS건설도 올초 LG하우시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자이 이중창 커튼월 시스템’을 처음으로 이 단지에 도입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회사 SMDP의 수석 디자이너 겸 최고경영자인 스콧 사버가 참여해 물방울이 떨어져 튀는 모습과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한 외관으로 곡선미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커튼월의 단점도 크게 개선됐다. 커튼월은 단열과 환기, 고비용이 단점으로 꼽혀 주로 오피스 건물에 이용됐다.
이달 잠원동 신반포15차 재건축을 수주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커튼월 시스템을 적용해 외관과 내부에서의 개방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일반아파트 이중창 못지않은 단열 및 환기 성능을 모두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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