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사는 유옥선 씨(72)는 최근 치매 예방 앱(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매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옛 가요와 옛시대 소리를 들으면서 잊고 있었던 과거 기억들을 떠올리곤 한다. 유씨는 “추억이 담긴 소리를 들으면 20대 젊은 시절의 수줍고 아름답던 아가씨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며 “옛 시절을 떠올리면 저절로 용기도 나고 활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인 디맨드가 추석을 맞아 스마트폰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앱 ‘웰패밀리 하우스’를 최근 출시했다. 가족들간의 관심과 추억이 담긴 음성을 통한 공유하면서 추억을 되살려 최근 사회적 화두인 치매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디맨드는 엑티브에이징(Active Aging)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나이는 들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요즘의 시니어들의 행동 특성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어도 자립생활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과 주위로부터의 고립, 인지적 기능의 저하(치매), 그리고 낙상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디맨드는 시니어들의 이런 걱정과 불안을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한국디잔인진흥원과 함께 웰패밀리 하우스를 개발했다. 웰패밀리 하우스는 가족들이 스마트폰으로 서로 소통하면서 부모님의 기억력 강화활동과 낙상예방 근력강화운동 프로그램 이용결과를 공유한다. 웰패밀리 하우스는 지난 3월 독일에서 개최된 2017 iF Design Award의 서비스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한장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회상요법은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고, 특히 소리를 통한 기억력강화 훈련은 치매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순 디맨드 대표는 “부모님의 건강을 걱정만 하지 말고 가족들이 한 달에 1시간만 웰패밀리 하우스에 들어가서 부모님이 즐기시는 추억소리와 낙상훈련 내용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치매와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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