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시청률 30% 돌파 눈앞
[ 현지민 기자 ]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2일 첫 회가 시청률 19.7%(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더니 2회에서 곧바로 20%를 돌파했다. 17일 6회에선 29.7%를 기록, 단숨에 30%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방송 전 우려가 기대로 바뀐 것이라 의미가 있다.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한 여자가 가짜 신분 상승 기회를 얻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드라마다. 줄거리 공개 직후 여느 가족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신데렐라 스토리’ ‘흙수저의 성공기’ 등 예측 가능한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뒤따랐다. 뚜껑을 열자 색다른 이야기가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해외 유학의 꿈을 접고 일찍 사회로 나온 주인공 지안(신혜선 분)은 인턴사원이다. 지안은 정규직 발탁을 위해 회사 직원들의 사적인 심부름까지 도맡아 하는 억척 여성이다. 억울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재벌가 부부가 25년 전 잃어버린 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인생의 대전환을 맞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재벌가 자녀는 서지안이 아니라 그의 쌍둥이 동생 서지수(서은수 분)였다.
극의 주요 인물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상황이라 얘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 불가한 상황. 그래서 긴장을 유발하고 극적 재미를 더한다. 계약직의 비애, 극명한 빈부격차 등 현실감 있는 에피소드에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극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출연 배우들의 영향력에 우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이른바 ‘한류 스타’도 없는 데다 2013년 성 추문에 연루된 박시후의 복귀작이어서다. 박시후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미지는 실추된 터다. 방송 직후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박시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해성그룹의 외아들 최도경 역을 만나 색다른 재벌 캐릭터를 선보였다. 초반 출연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똑똑함과 어리바리함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를 친근감 넘치게 표현해 공백기의 거리감을 좁혔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것은 박시후의 상대 배우이자 데뷔 이래 첫 주연을 맡은 신혜선의 ‘재발견’이다. 신혜선은 다소 엽기적인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내다가도 현실에 부딪히는 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하고 있다. 극 초반부를 힘 있게 이끌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극 중 서지수 서지안의 부모 역을 맡은 천호진 김혜옥 전노민 나영희 등 중견배우들의 강렬한 부성애·모성애 연기도 시청자를 울리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딸을 졸지에 재벌가로 보내게 된 천호진의 절절한 부성애는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야말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의 연기력이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최고 시청률 47.6%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의 반열에 오른 KBS2 ‘내 딸 서영이’(2012)의 소현경 작가와 시청률 45.3%의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김형석 PD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이다. 김 PD는 “가족드라마 특성상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 전개되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를 희생시키지 않고, 주연이 조연의 이야기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출발과 함께 곧장 고공비행을 시작한 ‘황금빛 내 인생’이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는 ‘웰메이드(well made) 드라마’로 이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현지민/사진=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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