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고가로 나란히 달음박질하고 있다. 상반기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도주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는 부진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IT(정보기술)와 금융주 등 주도주 비중 확대로 코스피 조정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22일 오전 10시28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06포인트(0.58%) 내린 2392.44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이날 2404.35로 하락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각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1만3000원(0.53%) 오른 26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68만원을 기록, 신고가 경신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8만4300원까지 치솟아 최고가 행진을 지속했다.
이들 종목과 엇갈린 코스피의 행보에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지적했다.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로 선진국에 비해 50%, 신흥국과 비교해서는 70% 평가절하돼 있다"며 "북핵 문제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이달 2350~240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은 지난 20일(현지시간) FOMC회의를 마친 뒤 4조5000억 달러(약 5078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을 다음 달부터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는 현재 1.00∼1.25%에서 동결했다. 점도표는 올해 안으로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참여자들의 예상보다 FOMC 결과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나오면서 투심을 위축시켰다"며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 부채한도 협상 등이 부각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코스피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상승 흐름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도주 역시 변함 없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양 센터장은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도주가 살아있다는 것은 시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에 유럽중앙은행(ECB)에서 금리를 인상한다면 유로화는 강세를,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상승동력(모멘텀)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실적이 상향 조정 되면서 주가 고평가 논란를 씻어내고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상반기를 주도했던 IT와 금융주가 여전히 하반기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흥국 경기를 대표하는 소재주와 산업재주도 오름세를 점쳤다.
이날 유안타증권도 보고서를 발표, 대형 IT주들이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인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분기 말에 이익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실적 발표 시점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들 종목의 주도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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