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업계 "다 죽을 판"
원단 가격 1년새 100% 폭등…영세 2400여곳 폐업 위기
원지업계 "우리도 힘들어"
주원료 폐지값 47% 급등, 경영난 호소…재고도 5일치 뿐
[ 김낙훈 기자 ] 종이상자를 제조하는 골판지업계에서 상자업체들이 원지업체들의 가격 인하를 호소하는 진정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냈다. 이에 대해 원지업체들이 소속된 제지연합회는 20일 종이상자 원자재격인 폐지 가격이 급등해 원지업체들도 경영난에 처해 있다고 반박했다.
골판지는 폐지(폐골판지 등) 수집→원지(판판한 종이) 제조→원단(원지 사이에 구불구불한 골심지를 넣어 쿠션이 있게 만든 제품) 제조→상자 제조→최종 소비자(식품업체 유통업체 등)의 납품 경로를 거친다. 폐지 가격이 올라 연쇄적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주로 대기업인 최종 소비업체에 가격을 전가하기 어려워 상자업체와 원지업체 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골판지 원지 생산량과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와 3.1% 늘어난 반면 원료인 폐골판지 재고량은 꾸준히 감소했다. 폐골판지 재고는 지난 6월 말 9만8000t으로 1년 전에 비해 17% 감소했다. 5일치 재고분에 불과하다. 폐지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도권 공장 도착 기준으로 2016년 7월 ㎏당 150원대에서 2016년 12월 175원, 2017년 3월 190원, 7월에는 220원대로 올라 1년 새 46.6% 급등했다. 제지연합회는 “골판지 원지 수요 증가와 제지원료 가격 급등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골판지 상자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원지 가격이 급등해 영세 상자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공정위에 진정서를 냈다.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은 “상자 원료인 골판지 원단 가격이 최근 1년 동안 100% 가까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유통업체 등 수요처에 제품 가격을 대폭 올려서 팔 수도 없어 원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직접 떠안는다고 주장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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